삼성 류중일 감독이 명품 유격수에게 필요한 네 가지 조건을 밝혔다.
류 감독은 1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국가대표 엔트리 선정과 관련해 여러 선수들을 비교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리그 최고의 유격수가 되기 위한 단계를 하나씩 이야기했다.
류 감독이 첫 번째로 꼽은 것은 스피드였다. 류 감독은 “유격수라면 기본적으로 스피드가 빨라야한다. 스피드가 없으면 타구 처리가 늦을 수밖에 없고 수비 범위도 좁아 진다”며 “좋은 유격수들은 대부분이 빨랐다. 박진만의 경우 스피드가 느렸다고 할 수도 있으나, 타구를 판단하고 예측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굉장히 짧았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어깨, 즉 강하고 정확한 송구 능력이었다. 류 감독은 “유격수라면 기본적으로 쉽게 타자 주자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유난히 매번 세이프와 아웃을 분간하기 힘들게 송구하는 선수들이 있다. 누가 봐도 쉽게 아웃되는 타구인데 송구가 느려서 애매해지면 절대 안 된다”고 송구 능력을 중요하게 바라봤다.
세 번째부터는 공격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류 감독은 “공격시 도루 능력도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유격수는 빠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도루에 능할 수 있다”며 도루로 상대를 흔드는 플레이에 큰 점수를 부여한 듯싶었다.
마지막 네 번째는 타격이었다. 류 감독은 “여기에 타율까지 받쳐준다면 최고다. 내 현역시절에는 장종훈이 화끈한 타력을 지닌 대형 유격수로 주목받았다. 지금은 강정호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며 타격에도 능한 유격수로 화룡정점을 찍었다.
그렇다면 류 감독이 말한 네 가지 조건에 모두 부합하는 이가 있을까? 류 감독은 “옛날에 세인트루이스서 뛰었던 유격수 아지 스미스를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정말 좋아했던 유격수였다. 모든 게 완벽했다. 수비범위부터 송구 그리고 도루와 타격까지 대단했다”고 전했다.
한편 류 감독은 1987년 삼성 입단 후 10년이 넘게 삼성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했고,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되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은퇴한 뒤에 류 감독은 곧바로 삼성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수비코치로서 삼성 수비를 단단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고, 2011시즌부터는 삼성의 사령탑을 맡아 통합 3연패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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