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위안' 이태양이 기다리는 AG 메아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16 06: 25

최하위에 처진 한화였지만 위안은 있었다. 아마도 이태양(24)의 이름 석 자였을 것이다. 가능성의 전반기를 보낸 이태양이 후반기에도 페이스를 이어나가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이라는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태양은 1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3실점으로 잘 버티며 시즌 4승(4패)째를 따냈다. 몇 차례 위기가 있었으나 공격적인 승부로 잘 풀어나간 끝에 7월 첫 승을 신고하며 전반기를 마쳤다. 지난 9일 청주 넥센전에서 3⅔이닝 14피안타(2피홈런) 9실점(8자책점)으로 무너졌으나 한 경기만에 회복된 모습을 보이며 한화 코칭스태프를 안도케 했다.
이로써 이태양은 올 시즌 전반기를 4승4패 평균자책점 4.36의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승수만 놓고 보면 특별한 것이 없을지 몰라도 따지고보면 고무적인 숫자다. 2010년 한화 입단 후 2012년 1군 무대에 모습을 선보인 이태양은 지난해까지 32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만을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17경기, 선발 13경기에서 4승을 기록하며 한화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젊은 오른손 선발 요원들이 성공과 실패를 반복했던 한화의 최근 역사에서 ‘에이스감’이 출현했다는 평가도 지나치지 않다.

시즌 초반에는 불펜에서 시작했으나 5월부터 본격적으로 선발로 나선 이태양은 선발 13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만 8번 기록했다. 5경기나 7이닝 이상을 던졌고 반대로 5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경기는 두 경기에 불과했다. 기본적인 구위와 이닝소화능력 등 선발 투수가 가져야 할 덕목들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후반기 활약도 기대해 볼 만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다.
만약 이태양이 이런 활약을 이어갈 수 있다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 발탁의 가능성도 조금씩 더 넓어질 수 있다. 1차 명단까지만 해도 ‘기대’ 수준이었던 이태양은 2차 명단에서도 살아남으며 아시안게임에 대한 꿈을 이어가고 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해 아직은 최종명단 승선을 장담할 수 없지만 상황을 살펴보면 가능성이 낮은 것도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현재 대표팀 예비명단에는 우완 선발 요원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양현종(KIA) 김광현(SK) 등 좌완 선발 자원은 쟁쟁하나 우완은 윤성환(삼성) 이재학(NC) 정도를 제외하면 이태양보다 올 시즌 구위가 확실히 낫다고 단언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단기 토너먼트에서 굳이 좌우 구색을 맞출 필요는 없지만 이태양의 경우는 2~3이닝을 막는 스윙맨 몫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이 있다.
결국 모든 것은 후반기 초반 성적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푹 쉰 채 힘을 되찾고 전반기 이상의 구위와 성적을 보여줄 수 있다면 마지막까지 경쟁을 해볼 만하다. 언론이나 팬들이 보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현장 관계자들의 평가가 좋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이태양은 “후반기에는 부상없이 선발투수로서 긴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면서 “(아시안게임은) 열심히 한다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고 했다. 그 좋은 소식을 만드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확실한 선발 요원으로의 등극, 팀 가능성 확인, 그리고 아시안게임까지. 이태양의 후반기에 많은 것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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