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가 쌓인 것 같다".
양일환 삼성 2군 투수 코치는 '창용불패' 임창용(38, 삼성)의 부진 원인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7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임창용은 17세이브를 거뒀지만 블론 세이브가 6번이나 있었고 평균 자책점 5.40은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임창용은 11일 구위 재조정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15일 오전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양일환 코치는 "TV 중계 화면에서 봐도 지친 표정이었다. 아무래도 힘이 좀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예전 만큼 공끝이 지저분하지 않았다"는 게 양일환 코치의 설명. 다시 말해 컨디션을 회복하면 제 구위를 되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임창용이 직구 위주의 정면 승부를 고집한다고 지적한다. 이에 양일환 코치는 "직구를 고집하는 것보다 투수는 사인과 달리 자기가 던지고 싶은 게 있다. 그걸 던져야 후회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임창용의 주무기는 직구다. 다만 직구의 위력이 예전 만큼은 아니니까 변화구를 많이 구사하라고 하는데 직구를 던지되 좌우 코너워크에 좀 더 신경쓰면 더 나은 투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양일환 코치는 임창용의 심리적인 부담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선발 투수는 제 임무를 마친 뒤 마운드에서 내려오면 되지만 뒤에 던지는 투수는 극과 극이다. 이기는 상황에서 등판해 무너지면 그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투수 임창용 또한 부담은 있을 것이다".
임창용은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 "그럴수록 더 잘 챙겨 먹어야 한다"는 게 양일환 코치의 말이다. "혼자 살면 제대로 챙겨 먹겠나. 밖에서 사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그럴수록 잘 먹고 해야 한다. 푹 쉬고 힘이 붙고 나면 좋아질 것이다". 애제자를 바라보는 스승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양일환 코치는 "임창용이 80%의 힘을 갖고 있다면 끌어 올리는 것보다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경험이 풍부한 만큼 제 컨디션을 회복하면 잘 할 것"이라면서 "다만 과거에 좋았던 모습을 생각하기 보다 지금 자신이 가진 부분에서 어떻게 상대해야 할 지 생각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