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호, 승진·태술·민구 빈자리 느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7.16 08: 02

“KCC 삼총사만 있었더라도...”
유재학 감독이 뉴질랜드 대표팀과 1차전에서 대패를 당하고 느낀 심정이 아니었을까.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15일 오후 뉴질랜드 웰링턴 TSB 아레나에서 열린 뉴질랜드 국가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69-102로 졌다.
완패였다. 높이에서 밀린 한국은 전반전을 24-56으로 크게 뒤졌다. 리바운드 역시 21-44로 두 배 이상 뒤떨어졌다. 유재학 감독은 맏형 김주성을 처음 실전에서 투입했다. 김주성은 21분가량 뛰면서 8점을 넣었다. 하지만 야투율(2/7)이 저조했다. 아무래도 실전감각이 떨어진 탓이다.

높이가 부족한 한국에서 221cm의 하승진은 유일하게 남은 보강카드다. 양동근은 출국을 일주일 앞두고 발목을 다쳤다. 그를 보좌해줄 포인트가드 김태술의 존재가 뼈아프다. 상대보다 체격과 개인기가 뒤처지는 한국은 결정적 위기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개인기가 좋은 김민구의 존재가 아쉬운 상황. 공교롭게 세 선수 모두 KCC에서 한 팀이 됐다. 국가대표 주축으로 뛰어야 할 선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한 안타까운 상황이다.
유재학 감독은 출국 전 하승진의 몸 상태를 직접 체크할 생각이었다. 소집절차에 따라 말년휴가를 나온 하승진을 보고 싶다는 뜻을 국가대표 운영위원회(이하 국대위)에 전달했다. 하승진 합류문제를 확실하게 마무리 지어야 뉴질랜드서 밑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유 감독은 “KCC서 훈련한다고 들었다. (선발절차를) 내가 직접 하는 게 아니니까 저쪽(국대위)에서 일을 하니까. 몸 상태나 의지가 궁금하다”고 했다.
하지만 KCC 관계자는 “국대위에서 정확하게 (소집한다는) 요청이 없었다. 승진이 말로 유재학 감독이 직접 전화한 것도 아니고 트레이너가 몸 상태를 물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행정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중한 시간을 낭비했다는 말이다. 농구협회 관계자는 “하승진 문제로 KCC와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대표팀이 귀국하면 하승진은 공익근무를 하고 있다. 오는 25일 소집해제가 된 후에나 하승진을 볼 수 있다. 농구월드컵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있어 너무 늦은 시점이다. 하승진의 합류는 사실상 매우 어려울 전망이다.
뉴질랜드 출국을 이틀 앞두고 유재학 감독은 무릎 및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했던 김태술을 진천선수촌으로 불렀다. 공격전술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눈으로 보고 익히라는 의미였다. 몸만 좋아지면 김태술을 다시 부르겠다는 믿음을 준 셈이다.
유 감독은 “태술이는 뉴질랜드 갔다 오면 공격패턴을 알아야 해서 그거 보라고 불렀다. 가벼운 운동은 본인이 따라하고 심한 것은 아직 위험하니까 안했다. 뉴질랜드 갔다 오면 대만, 뉴질랜드와 게임이 있다. 어떤 공격을 하는지 (태술이도) 알아야 하니까 불렀다. 몸이 안되서 뉴질랜드는 같이 못 간다”고 설명했다.
최근 김태술은 KCC가 실시한 태백전지훈련을 소화했다. KCC 관계자는 “일단 무릎은 앞으로 뛰는 것은 괜찮다. 아직 완전하지 않다. 사이드스텝이 문제다. 100%가 아니다. 손가락도 아직 100%가 아니다. (대표팀) 가서 팀 훈련을 할 정도는 된다”고 몸 상태를 밝혔다. 
음주운전 사고 후 한 달이 지난 김민구의 상태는 어떨까. KCC 관계자는 “목발 짚고 걸어다닌다. 오른쪽 다리에 신경이 안 돌아왔다. 골반 속에 다리뼈가 튕겨져 나와서 신경 손상이 됐다. 신경이 돌아오는데 4-5개월 걸린다. 계속 주무르고 저주파 충격기로 치료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신경이 손상된 후유증에 대해 “ 신경이 안 돌아와 감각이 조금 없다. 발을 밑으로 안쪽으로는 돌릴 수 있는데 위로 올리고 바깥쪽으로 돌리는 것이 안 된다”고 전했다. 일단 신경이 돌아와야 본격적인 재활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민구는 사실상 다음 시즌 KCC에서 뛸 수 없는 상태다.
유재학호는 지난 해 필리핀 아시아선수권 3위 전력에서 김민구, 이승준 등을 잃고 어려움을 드러내고 있다. 문태종 등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이 이들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 뉴질랜드 평가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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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 김태술, 김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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