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캇, 감독 향해 "거짓말쟁이"...항명 사태로 퇴출 수순?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7.16 08: 27

스캇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36, SK)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고 여기에 사실상의 항명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SK도 더 이상 인내심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스캇은 지난 15일 이만수 SK 감독과 얼굴을 다툼을 벌였다. 현재 발바닥 부상으로 재활군에 내려가 있는 스캇은 이날 사복 차림으로 문학구장에 등장했다. 1군 라커룸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경기 전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이 감독을 찾아가더니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웠던 돌발사태를 일으켰다. 처음에는 일상과 현재 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듯 했다. 그러나 점차 언성이 높아지며 모든 이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통역 없이 이 감독과 독대하며 자신의 불만을 강하게 토로하기 시작한 스캇은 급기야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훈련이 진행되던 상황에서 덕아웃에 있는 취재진에 대화 내용이 일정 부분 들릴 정도로 목소리가 컸다. 자신의 화를 참지 못한 스캇은 대화 말미 이 감독에게 “거짓말쟁이”라는 등 항명에 가까운 이야기까지 했다. 이 감독도 처음에는 스캇을 진정시키려 했으나 막무가내 태도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이 감독에게 “나는 메이저리그에서만 9년을 뛰었다”라며 현재 처지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던 스캇은 상황을 묻는 취재진에 질문에도 거침없는 이야기를 풀어갔다. 골자는 자신에 대한 구단의 처사가 잘못됐다는 것이었다. 스캇은 “나는 몸을 관리하는 나만의 방식이 있다. 그런데 구단에서는 다른 재활 방식을 강요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보통 부상을 당하면 구단 트레이닝 팀에서 재활 일정을 짜주기 마련이다. 하지만 스캇은 이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재활 일정에 대한 문제에 국한된다면 사실 아주 큰 문제까지는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스캇의 항명 사태는 평소 쌓였던 이 감독과 구단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문제가 가볍지 않다. 스캇은 올 시즌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해 팀 전력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15일 현재 33경기 출전에 그치며 2할6푼7리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손목을 시작, 옆구리, 발바닥 등 부상 부위도 다양하다. 이 감독이 “안 아픈 곳이 어딘지 모르겠다”라고 한탄할 정도다.
급기야 1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일까지 생겼다. 스캇의 원래 자리였던 지명타자 자리에는 ‘리딩히터’ 이재원이 뛸 수 있고 외야 자원도 비교적 풍부한 SK였기 때문이다. 스캇의 부상 복귀만 애타게 기다렸던 이 감독도 사실상 미련을 버린 모습이다. 이런 과정에서 스캇과 이 감독 사이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다는 게 정설이었다. 이 감독도, 스캇도 모두 서로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구단 측에서 “선수 기용의 문제인 것 같다”라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미 스캇에 대한 기대치가 현저하게 낮아져 있는 SK 코칭스태프, 그리고 이런 코칭스태프의 결정에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스캇의 현재 상황을 고려했을 때 갈등이 쉽게 봉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퇴출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부상만 회복되면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너무 잦은 부상에 무너진 지 오래다. 이미 구단 상층부에서는 팀보다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한 스캇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바 있다. 곱지 않은 시선이 더 나빠질 공산이 크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공간이 아닌, 양팀 선수들과 취재진에게 노출된 공개적인 자리에서 수장에 대놓고 반기를 들었다는 점은 구단 기강상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다. 외국인 선수들끼리는 커뮤니티가 있어 한 선수가 문제를 일으키면 나머지 두 선수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 또한 고려해야 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 대한 징계 규정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 징계는 ‘벌금’이 아닌 ‘퇴출’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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