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효자' 한국 볼링, 사령탑 부당 해임 논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07.16 10: 32

2014 인천아시안게임 메달 효자종목 중 하나인 한국 볼링이 갑작스런 사령탑 교체로 파장이 일고 있다. 아시안게임까지 불과 두달여를 남긴 시점인 것도 모자라 사령탑 교체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잡음이 일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박창해 전 볼링대표팀 총감독은 15일 부당 해임건에 대한 진정서를 내고 "이는 명백한 위법으로, 본 사건과 관련 한 치의 숨김이나 의혹 없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사건의 진상을 밝혀 대한민국 볼링이 바로 설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진정서 이유를 밝혔다.
이 진정서에 따르면 지난 5월 29일 오전 9시 47분 경 태릉선수촌 볼링경기장에서는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대비 강화훈련 중 이춘수 감독이 박창해 총감독에 대한 하극상 사건이 발생했다. 전날 선수촌을 이탈해 술을 마신 의혹을 가진 이 감독이 선수들 앞에서 박 총감독에게 위협적인 행동과 "개XX야. 어쩔래?", "나 깡패다" 등 욕설을 수차례 퍼부었다.

이 사건은 태릉선수촌 훈련부장을 통해 선수촌에 민원이 들어갔고 지난 6월 13일 이재호, 김희순 남녀 코치를 불러 사건경위를 확인했다. 그러나 선수촌 차원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대신 대한볼링협회에서 지난 6월 17일 법제상벌위원회를 거쳐 6월 19일 박창해 총감독과 이춘수 감독에게 근신 1개월의 징계가 나란히 내려졌다.
이에 박 전 총감독은 "이는 명백한 위법이며 무원칙, 불공정에 근거한 잘못된 결정"이라고 반발, 6월 23일 재심청구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6월 28일 법제상벌위원회에서 이를 기각했다. 이후 7월 1일 열린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는 두 감독에게 합의할 시간을 충분히 주었는데도 불구, 원만히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독 교체의 건을 상정했고 7월 2일 아무런 이유제시도 없이 단순히 국가대표 지도자 자격이 상실되었다는 내용의 해임 통보를 받았다.
대한볼링협회 법제상벌위원회 규정 제30조(재심사 요구)와 제31조(징계의 의결)에 의하면 '법제상벌위원회에서 심의하여 징계에 대한 통보를 하고, 이의가 있을 시 7일 이내에 재심사 요구를 할 수 있고, 재심사에도 이의가 있으면 상급기관인 대한체육회 법제상벌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재심요구가 없을 경우 이사회에서 징계를 의결하고 그 즉시 징계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되어있다.
실제 대한볼링협회는 지난 2일 박창해 총감독과 이춘수 감독을 해임하고 강대현 곡성군청 감독을 총감독으로 이재호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이 코치의 승격으로 빈 공백은 유용섭 인천교통공사 감독이 맡게 됐고 김희순 코치는 그대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박 전 총감독은 "협회가 지도자를 보호할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국가를 위해서 국가대표 선수를 지도하겠습니까? 이같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조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바로 대한볼링협회장 및 협회 관련 직원들의 직무유기이며 직권남용임에 분명하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또 박 전 총감독은 "이러한 사건이 불행하게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우리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용기를 심어줘야 하는 볼링 국가대표 강화 훈련기간에 일어났다는 점은 볼링뿐만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 스포츠에 있어 수치가 아닐 수 없다"고 씁쓸해 했다. 또 "한국 스포츠 메카인 태릉선수촌에서 일어났다는 점은 한국 스포츠의 요람인 태릉선수촌의 위상에도 큰 흠결이 될 것이기에 대한볼링협회나 대한체육회, 그리고 태릉선수촌에서 이 사건에 대해 이대로 침묵해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라고 강하게 호소했다.
한편 새롭게 대표팀에 합류한 강대현 감독과 유용섭 코치는 국가대표 지도 경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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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순 코치, 박창해 총감독, 이춘수 감독, 이재호 코치(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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