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새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일각에서는 JTBC의 또 다른 인기 프로그램 ‘마녀사냥’과 이 프로그램을 비교하며 또 다른 ‘대박’이 나왔다는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
글로벌 토크쇼를 표방하는 ‘비정상회담’은 여러 명의 일반 외국인 출연자가 나온다는 점에서 과거 KBS 2TV에서 방송돼 큰 인기를 끌었던 ‘미녀들의 수다’와 비슷한 콘셉트로 여겨지기도 한다. 실제 ‘미녀들의 수다’에서는 명절 특집으로 ‘미남들의 수다’를 방송한 바 있으며, 여러 명 외국인 남성들이 나와 한국말로 이야기를 펼칠 뿐 아니라 한국과 다른 자국의 문화적 차이들을 언급한다는 점에서 유사점을 보인다.
그러나 비슷한 점은 여기까지다. ‘미녀들의 수다2’가 종영하고 그로부터 4년 뒤 나온 ‘비정상회담’은 조금 더 차별화된 장치들을 넣어 2014년에 어울리는 토크쇼를 만들어냈다.

‘미녀들의 수다’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MC들의 주도 하에 이뤄지는 한국 문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솔직한 토크. 서툰 한국말로 자신의 문화와 한국의 문화를 구체적으로 비교하는 외국인 출연자의 솔직하고 귀여운 모습이 웃음을 유발하는 핵심 포인트였다. 다만 내용은 외국인 출연진의 에피소드가 주를 이뤘고 그에 따라 개성 있으면서 때로는 스타성을 겸비한 출연진의 등장이 중요했다.
‘비정상회담’은 에피소드보다는 주제에 따른 출연자들의 난상토론에 조금 더 집중하는 구조다. 일단 정상회담(?)을 연상케 하는 둥근 탁자의 세팅부터, 진지하게 슈트를 차려입고 앉아 자신의 생각을 꺼내는 출연진의 면면이 그렇다. 한 가지 주제가 나오면 각각 다른 문화권에서 온 출연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 찬성과 반대로 입장이 나뉘어 열띤 토론이 펼쳐지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국과 외국의 문화차이가 아닌,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자란 청년들의 생각 차이다. 때문에 “한국은 이런데 우리나라는 이래”라는 한국 위주의 우물 안 개구리 식을 벗어나 각기 다른 문화권의 출연진이 한 주제에 대해 이리 뭉치고 저리 뭉치는 식의 구조가 완성됐고, 이는 대화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권을 가진 나라의 출연자들이 티격태격 펼치는 대화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
더불어 MC들 역시 다양한 토크쇼에서 활약해 온 경험을 살려 외국인 게스트들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 특히 같은 한국인임에도 각기 다른 생각차를 보여주는 세 사람의 모습은 눈길을 끈다. 전현무가 전통적인 한국스타일로 중국, 터키, 이탈리아 출연자들과 공감한다면, 성시경은 영국, 벨기에, 프랑스 등 유럽 출연자들과 공감하는 식이다. 이는 같은 한국 안에서도 다양한 생각들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시사하는 점이 크다.
이제 2회까지 방송된 '비정상회담'은 '마녀사냥'의 뒤를 이어 인기 토크쇼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과거의 형식을 벗어나 신선함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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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