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앤드류 앨버스(29)가 올 시즌 첫 연승을 기록했다. 구위도 구위였지만 좁은 스트라이크존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평점심을 유지한 것이 결정적인 원동력이었다.
앨버스는 1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팀의 12-3 승리를 이끄는 호투였다. 비록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1회를 제외한 나머지 이닝에서는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7월 10일 청주 넥센전에서 6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지며 시즌 3승(8패)째를 따냈던 앨버스는 이날 경기에도 승리를 따내며 시즌 첫 연승의 기쁨을 맛봤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2㎞까지 나왔다. 컨디션은 좋아 보였다. 제구도 나쁘지 않았다. 상당수의 공들이 스트라이크존 근처에서 형성됐다. 그러나 이날 스트라이크존은 다소 좁았다. 앨버스의 입장에서는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공이 볼로 판정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앨버스도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모습이 눈에 잡혔다. 어쩌면 흔들리거나 흥분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판정은 판정이었다. 이를 알고 있는 앨버스는 흔들리지 않았다. 좀 더 정교한 공을 던지려 애쓸 때도, 스트라이크존 근처에서 살짝 꺾이는 변화구로 SK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도하려고 할 때도 있었다. 이처럼 침착하게 이날 스트라이크존에 대처한 앨버스는 1회를 제외한 나머지 이닝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2-0으로 앞서며 시작한 1회에는 큰 것 한 방을 얻어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1사 후 김성현에게 안타, 최정에게 볼넷을 내준 앨버스는 이재원에게 던진 직구(139㎞)가 통타당하며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타선이 2회 곧바로 김경언 김태완의 연타석 홈런으로 4점을 뽑아 재역전을 해냈다. 타선이 앨버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 셈이었다. 이에 안정을 되찾은 앨버스는 2회를 무실점으로 넘기며 순항을 시작했다.
3회에는 2사 후 최정에게 우중간 깊숙이 떨어지는 2루타를 맞긴 했지만 이재원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한가운데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스스로 불을 껐다.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는 이재원의 허를 찔렀다. 4회에도 1사 후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상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움과 동시에 2루로 뛰던 박정권까지 잡아내며 더블 플레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5회에는 2사 후 조동화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김성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4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매 이닝 주자가 나가며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지만 덤비지 않고 냉정하게 SK 타자들을 묶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전반기 마지막 2경기에서 승리를 따낸 앨버스의 호투에 한화도 시즌 첫 3연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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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