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난 방패’ SK, 이젠 꼴찌가 더 가깝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7.16 21: 53

시즌 초반 한 때 단독 선두를 구가하던 팀이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치른 현재 꼴찌를 걱정해야 할 처지로 전락했다. 8위까지 떨어진 SK의 현재 위치는 7위보다 최하위인 9위와 더 가까워졌다.
SK는 1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선발 채병룡이 1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는 등 마운드가 한화 타선을 버티지 못한 끝에 3-12로 크게 졌다. 지난 주말 삼성과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던 SK는 오히려 최하위 한화에 2경기를 모두 내주며 찜찜하게 전반기를 마감했다.
이로써 SK는 전반기 83경기를 34승49패로 마감했다. 4할을 간신히 넘기는 승률이다. 최하위 한화에게 2경기 만회의 기회를 스스로 헌납함으로써 이제 한화와의 승차도 2.5경기로 좁혀졌다. 한참 아래에 있던 팀이었지만 이제는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 번의 연승 혹은 연패로 순위가 뒤집어질 수 있다. 오히려 분위기는 전반기 마지막 6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한 한화 쪽이 더 좋은 점도 있다.

부상에 무너졌다. 주축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1군에서 빠졌고 5월 이후에는 한 번도 제 전력에서 경기를 치러본 적이 없는 SK다. 외국인 선수들은 부진하거나 불화를 일으키며 2명(레이예스, 스캇)이나 교체되는 등 홍역도 치렀다. 자연히 남은 선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리는 양상이 만들어졌고 이는 전반기 막판으로 갈수록 뚜렷한 후유증을 남겼다. 여기에 벤치의 선수 기용 실패, 작전 미스 등 자잘한 요소가 누적되며 레이스가 점점 힘겨워지는 양상이다.
이만수 감독이 가장 중요시한 수비와 마운드가 동반으로 무너졌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물론 부상자가 속출한 탓도 있다.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전력, 그리고 대체 자원들의 기량이 기대에 못 미쳤다. 15일까지 SK의 팀 평균자책점은 5.81로 리그 7위였고 수비는 총 73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자멸하는 경기를 만들어냈다. 장기 레이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줘야 할 마운드와 수비가 무너진 SK가 힘겨운 시즌을 보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16일 경기는 이런 SK의 문제점을 아주 일목요연하게 요약한 경기였다. 선발 채병룡이 일찌감치 무너졌고 불펜 투수들도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3-6으로 추격의 희망이 있었던 4회에는 3루수 최정의 실책이 빌미가 돼 뼈아픈 1점을 내줬고 6회 역시 실책과 야수선택이 겹친 결과 김태완에게 쐐기 3점포를 맞고 힘없이 무너졌다. 두 차례의 도루가 모두 잡히며 작전 또한 먹히지 않았다. 올 시즌 지는 경기의 전형이 이 한 경기에 다 나왔다. 최악의 전반기를 보낸 SK에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고개를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대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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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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