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본격적인 반등이 시작된 것인가.
LG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절묘한 주루플레이로 1위 삼성을 꺾었다.
LG는 16일 잠실 삼성전에서 6회말 3점을 더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선발투수 류제국이 5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정성훈이 4안타 2타점, 이병규(7번)가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한 가운데, 박경수의 6회말 7-2를 만드는 삼중도루 주루플레이가 결정적이었다.

6회말 2사 만루 3루 주자로 자리했던 박경수는 스나이더 타석에서 차우찬이 투구 자세에 들어가는 것과 동시에 홈을 향해 스타트를 끊었다. 타이밍상 홈에서 상대 포수 이흥련에게 태그아웃될 수도 있었으나 박경수는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이흥련의 태그를 피한 후 홈을 터치했다.
사실상 이 주루플레이 하나로 이날 경기의 향방이 갈렸고 LG는 끝까지 리드를 지키며 9-2로 승리했다. 그러면서 LG는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인 삼성과 2연전을 모두 잡으며 시즌 35승(44패 1무)을 거뒀다.
지난 시즌에도 LG는 삼성전에서 절묘한 주루플레이로 홈을 훔쳐 승리했고,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탄 바 있다. 2013년 5월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3루에 있던 권용관이 홈으로 쇄도, 1-1에서 2-1로 만드는 결승득점을 올렸다. 당시 LG는 17승 21패로 7위였으나 이후 시즌 마지막까지 57승 33패를 마크,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하며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티켓을 손에 넣었다.
올 시즌 LG 또한 5월 13일 양상문 감독 체제가 시작된 후 팀이 안정적으로 돌아고 있다. 3할에 턱걸이 했던 승률은 양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25승 21패를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2년 연속으로 주루플레이 쐐기점을 통해 선두 삼성에 처음으로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물론 작년과 비교하면 남은 경기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에는 90경기가 남았으나 올해는 앞으로 48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5할 승률 회복에도 9승을 더해야 한다. 산술적으로는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지난 시즌 4위 넥센의 성적이 72승 54패 2무, 5할 +18이었던 것에 반해 올 시즌은 4위 롯데가 40승 38패 1무로 5할 +2밖에 되지 않는다. 4위권 승률이 유지된다면, LG 역시 후반기 대반전을 바라볼만 하다. 전반기를 완벽하게 마무리한 LG가 후반기 기적을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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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