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과 언쟁 벌였던 스캇, 결국에는 SK서 퇴출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7.16 23: 22

스캇 이만수 감독
이만수 감독과 언쟁을 벌였던 루크 스캇(36)이 SK로부터 퇴출을 당했다. 지난 15일 이만수 감독과 언쟁을 벌이는 항명 사태가 터졌고 이는 구단의 마음을 움직이는 결정타가 됐다. 퇴출 결정이 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SK는 16일 오후 “외국인 선수 루크 스캇을 퇴단시키기로 결정하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SK는 “15일 루크 스캇이 팀에 저해되는 행동을 했다고 판단하여 징계 차원에서 이와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적지 않은 시간을 끈 문제였지만 마음을 먹은 SK가 퇴출을 결정하는 데는 24시간도 안 걸렸다.

스캇은 올 시즌 잦은 부상으로 33경기 출전에 그쳤다. 33경기에서도 타율이 2할6푼8리밖에 되지 않는 등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과는 동떨어진 모습으로 구단의 실망을 샀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개인적인 성향도 평소 구단의 눈총을 받았다. 훈련을 자기 방식대로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스캇은 부상을 당할 때마다 “몸 상태가 완벽해져야 뛸 수 있다. 내 방식대로 재활하겠다”라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순위 싸움이 급한 코칭스태프로서는 답답한 일이었다.
쌓인 감정은 결국 최근 이만수 SK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의 마찰로 이어졌다. 이 감독은 당초 스캇의 부상 복귀를 애타게 기다리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스캇이 이런 저런 부상과 핑계로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자 더는 기다리기 힘들었다. 1군 선발 라인업, 급기야 1군과 전력 구상에서 배제하는 결단을 내렸다. 반면 메이저리거의 자존심이 있는 스캇은 이런 이 감독의 결정을 이해하지 못하며 갈등이 불거졌다. 불씨는 이미 훨씬 전부터 모락모락 타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15일에는 이 감독과 독대한 자리에서 사실상 항명 사태를 일으킴으로써 구단을 당황하게 했다. 스캇은 이 자리에서 재활 일정에 대한 불만은 물론 자신을 기용하지 않는 이 감독의 성향, 그리고 1군 복귀와 출전 일정에 대한 당초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따지면서 언성이 높아지는 장면을 연출했다. 스캇의 행동은 돌발적이었고 구단은 이런 스캇의 뒷통수에 당할 수밖에 없었다.
스캇의 몸값이 현재 한국무대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중 최상급이라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연봉 문제 때문에 그간 스캇을 쉽게 교체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이미 조조 레이예스를 교체한 SK로서는 스캇까지 바꾸기에는 부담이 컸다. 그래서 웬만하면 안고 간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팀 기강에 직접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항명 사태가 일어나자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스캇을 더 이상 끌어안기가 힘들어졌다.
결국 SK는 항명 사태가 터진 직후 구단 회의에서 스캇의 퇴출을 곧바로 결정했다. 이미 스캇의 행동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구단 상층부 인사들이 있었고 퇴출 결정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SK는 이와 같은 결정을 16일 스캇과 스캇의 에이전트에 통보했고 스캇은 SK에 큰 상처를 남기며 한국을 떠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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