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에는 한국 프로야구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쩐의 전쟁'이 벌어졌다. FA 역대 최고액을 경신하는 선수가 동시에 3명이나 나왔고 시장이 과열되면서 수십억은 쉽게 왔다갔다 했다. 총 523억원이 오간 가운데 총 16명의 FA 선수들이 포함됐다.
FA 선수를 영입한 구단들은 예산의 상당부분을 선수영입에 투자했다. 과연 이들은 2014년 전반기 얼마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을까. 그리고 이들에게 투자한 구단들은 'FA 효과'를 누리고 있을까.
FA 영입으로 가장 재미를 본 구단은 NC다. 애초에 보상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NC는 부담 없이 시장에서 쇼핑을 할 수 있었고, 두산으로부터 이종욱-손시헌 패키지를 구매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 7위라는 성과를 거뒀으나 수비에 약점을 보였던 NC는 이종욱과 손시헌을 보강하면서 전반기 3위라는 돌풍을 일으켰다.

손시헌은 주전 유격수로 출전하며 타율 3할3리에 4홈런 33타점 32득점으로 하위타선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종욱도 초반 부진을 딛고 타율 2할8푼 4홈런 49타점 46득점으로 없어서는 안 될 전력이 됐다. 무엇보다 수비에 깊이를 더하면서 성적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롯데는 작년 가을 가장 뜨거웠던 구단이다. 바로 역대 최고액이 예상됐던 강민호의 존재 때문이다. 롯데는 75억원을 투자해 강민호를 그대로 눌러 앉혔고, 최준석을 두산으로부터 영입해 중심타선을 보강했다. 또 FA를 선언한 불펜투수 강영식까지 붙잡았다.
일단 강민호는 올해 전반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역대급 타고투저 속에서도 타율 2할2푼 10홈런 26타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타율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최하위. 수비에서는 안방마님으로 부족함 없는 활약을 펼쳤지만 총액 75억원은 공수 양면에서 활약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롯데가 투자한 금액이다.
최준석은 초반 경쟁에서 밀리기까지 했지만 6월 이후 페이스를 끌어올려 타율 2할8푼9리 홈런 14개 48타점으로 롯데 중심타선을 책임지고 있다. 롯데 4번타자 자리도 다시 꿰찼다. 강영식은 5월 부상으로 2군에 다녀왔지만 이후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전반기 1승 3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79로 활약했다.
류현진이 남겨 둔 돈으로 과감하게 투자한 한화는 전반기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이용규(타율 .306 20타점 56득점 10도루)와 정근우(타율 .289 5홈런 33타점 60득점 19도루) 듀오 모두 팀 공격 상위권에 위치하면서 활약을 펼쳤지만 그들의 힘으로는 추락하는 한화를 붙잡을 수 없었다. 이대수는 SK로 트레이드 되며 조인성이 왔고, 한상훈은 부상으로 7월 출전이 없다. 박정진은 고군분투하며 36경기에서 2승 1패 4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 중이다.
이용규를 보낸 KIA는 이대형으로 빈자리를 메웠다. 우려도 많았던 영입이지만 전반기 결과는 나쁘지 않다. 이대형은 타율 2할8푼5리에 1홈런 28타점 54득점 16도루를 기록 중이다. 그가 기록하고 있는 타율은 2007년(.308)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삼성과 LG는 집토끼 단속에 성공했다. 삼성은 장원삼(9승 3패 ERA 3.89)과 박한이(타율 .301 2홈런 39타점 41득점) 모두 작년과 다를 바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LG는 큰 이병규가 부상으로 빠져있는 가운데 권용관은 1군 8경기에만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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