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프로야구가 전반기를 마쳤다. 아직 절반을 끝냈을 뿐이지만, 그 동안 야구팬들의 시선을 끈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전반기 많은 해프닝이 일어났다. 기록원의 실수, 심판의 오심, 관중난입이 발생하는가 하면 포수 마스크를 쓰는 야수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전반기를 끝낸 이 시점에서 이 사건들을 되돌아보자.
▲ 한화 이글스 피에, 돌발 마운드 방문 사건

4월16일 광주 KIA-한화전에서 펠릭스 피에는 4회 수비 중 갑작스럽게 중견수 위치에서 내야로 향했고, 마운드 위에 있던 투수 케일럽 클레이와 통역에게 무언가를 말한 뒤 돌아갔다. 한창 경기가 진행 중인 상황, 피에의 갑작스런 움직임에 한화 선수단은 물론 KIA 선수들과 심판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심판이 스피드업 위반으로 경고를 내리며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피에의 돌발 행동은 많은 논란이 됐다. 피에는 인터뷰에서 이 상황에 대해 "외야에서 경기를 보고 있는데 클레이가 흔들리고 있었다. 어디 아픈 것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며 "급한 마음에 마운드 근처까지 갔다. 어느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 잠실구장 롯데-두산 ‘백투더퓨처 사건’
4월18일 잠실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서 기록원의 실수로 플레이됐던 모든 상황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상황은 이랬다. 2회초 롯데가 2-1로 앞선 1사 만루에서 정훈은 3루수 정면으로 땅볼을 날렸고, 두산은 3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를 진행했다. 포수 양의지는 3루수 허경민의 송구를 받아 홈으로 뛰던 문규현을 포스아웃 처리한 뒤 1루에 송구했지만 1루수 칸투의 발이 떨어졌다는 판정이 나왔다. 이후 손아섭이 투수 땅볼로 아웃을 당했고, 양 팀 선수들은 공수교대 준비를 위해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문제는 문규현이 홈에서 아웃을 당하지 않았던 것. 포수 양의지 발이 사실은 홈플레이트에서 떨어졌고, 이기중 구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그러나 기록원은 아웃을 당한 것으로 착각했고, 전광판에도 자연스럽게 아웃카운트 하나가 올라갔고 롯데 스코어는 '2점'에 머물렀다. 선수들은 전광판만 보고 문규현이 홈에서 살았다는 걸 몰랐고, 자연스럽게 공수교대를 위해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던 문규현이 뒤늦게 이야기를 꺼냈고, 롯데의 항의가 받아들여져 롯데가 4-1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를 재개하도록 지시했다. 다시 재개된 경기에서 최준석이 스리런 홈런을 치며 롯데는 7-1로 승기를 잡기도 했다.
▲ 오심 후유증? 심판 경기 도중 교체
4월 29일 광주 KIA와 SK의 경기. 2회 SK 조동화가 무사 1,3루에서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조동화는 베이스에 슬라이딩하던 도중 2루수 안치홍에게 태그 아웃됐으나 나광남 2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선동렬 KIA 감독이 나와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나 팀장은 갑자기 3회 대기심 박근영 심판으로 교체됐다. 그러나 나 팀장이 지난 경기에서도 오심으로 논란이 된 바 있어 눈길이 가는 상황이다.
27일 마산 두산-NC전에서 6회 무사 1루에서 오재원이 내야 땅볼을 때린 뒤 병살 중계 플레이가 진행되는 동안 1루 베이스로 질주했다. 1루수가 공을 잡기 전 오재원이 베이스를 밟았으나 나광남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경기 도중 교체된 이유를 알고 보니 나 팀장은 전날부터 식중독 증세에 시달렸다. 팀장이었기 때문에 다른 심판과 바꾸지 않고 그라운드에 섰지만 경기 내내 복통과 식은땀을 흘렀다. 나 팀장은 결국 다음날 상경해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 광주 챔피언스필드 관중 난입-오징어 방화 사건
4월30일 광주 KIA와 SK의 경기 도중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한 30대 남성 관중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심판을 공격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상황은 3-6으로 뒤진 SK의 7회초 공격을 앞두고 일어났다. 1루 뒤쪽의 서프라이스석에서 야구를 관정하던 관중이 갑자기 철책을 넘어 그라운드에 들어왔다. 관중은 박근영 1루심 쪽으로 달려가 뒤에서 목을 잡으며 공격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KIA 1루수 브렛 필과 SK 백재호 1루 코치, 보안요원들이 달려가 제지했고 관중을 떼어냈다. KIA는 문제의 관중이 1984년생 남성으로 만취한 상태라고 전했다.
챔피언스필드에서는 하루 만에 다른 해프닝이 발생했다. 5월1일 KIA와 SK의 경기 도중 1루쪽 관중석에서 불이 났다. 6회말 KIA 공격에 앞서 1루쪽 관중석에서 소란이 벌어졌다. 1루 덕아웃 위쪽에서 불이 크게 번지는 모습이 발견됐다. 이유는 한 20대 남자 관중이 오징어를 구워먹기 위해 몰래 등산용 소형 버너를 가지고 들어온 게 사달이 났다. 부탄가스를 끼우는 가스가 새면서 불이 났다. 안전요원이 달려가 불을 끄려고 했지만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1~2분 정도 소동이 일었고 겨우 불을 끄는데 성공했다. 이 통에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웃지 못한 촌극이었다.
▲ 포수 마스크 쓴 야수들
7월12일 광주 KIA와 롯데의 경기. 9회말 ‘포수’ 최준석이 등장했다. 최준석은 8회 머리에 공을 맞은 강민호를 대신해 포수로 출장했다. 선발 용덕한과 강민호가 모두 경기에서 빠져 최준석이 그 자리를 메운 것이다. 최준석은 9년 3개월여 만에 포수로 출전해 김주찬의 도루를 정확한 송구로 저지하기도 했다. 최준석은 12회까지 50개의 투구를 받으며 안방을 끝까지 지켰다. 한편 전반기엔 로티노, 서동욱, 권희동, 최형우, 문선재, 박경수가 대체 선수로 포수 마스크를 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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