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 시대, 마무리 투수도 예외가 없다. 전반기까지 팀 평균타율 2할9푼1리, 팀 평균자책점 5.28로 유례없는 타자 우위 시대를 보이고 있는 프로야구. 소방수도 수난을 겪고 있다.
전반기 현재 세이브 1위는 22세이브를 기록 중인 넥센 손승락이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5.08이다. 17세이브로 이 부문 2위인 삼성 임창용의 평균자책점은 5.40. 16세이브인 3위 LG 봉중근도 평균자채점 3.34다. 마무리 투수가 1이닝을 책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독보적인 마무리 투수는 올 시즌 사라졌다.
올 시즌 전까지 프로야구에는 독보적인 소방수 오승환이 있었다. 오승환은 2000년대 3차례(2006~2008년) 세이브왕을 차지했고 2010년대 두 차례(2011~2012년) 세이브 1위에 올랐다. 오승환은 이 가운데 4시즌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2011년에는 평균자책점 0.63의 난공불락이었다.

오승환이 일본에 진출한 올 시즌에는 눈에 띄는 소방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16일 현재 세이브 부문 상위 10명 가운데 1점대 평균자책점 마무리 투수는 자취를 감췄다. 14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5위인 롯데 우완 김승회가 유일한 2점대 소방수다. 유일한 외국인 소방수 KIA 하이로 어센시오도 평균자책점 4.46으로 부진하다.
블론 세이브 기록도 마무리 수난 시대를 드러내고 있다. 세이브 1위 손승락이 4블론, 2위 임창용이 6블론, 3위 봉중근이 3블론을 기록 중이다. 어센시오도 4블론을 기록했다. 팀 승리를 위해 마지막 투수로 등판하는 소방수들에게는 불편한 기록들이다.
한편 올 시즌은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마무리 투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09년 26세이브를 올린 두산 이용찬은 평균자책점 4.20으로 롯데 애킨스와 함께 세이브 공동 1위를 차지했다. 2000년 이후 유일한 4점대 평균자책점 세이브왕이었다. 타고투저 시대, 마무리 투수의 평균자책점이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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