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 스캇은 퇴출됐고 박병호는 3년 연속 30홈런을 터뜨렸다. 국내 거포의 승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국내 거포들이 외국인 거포의 공세를 밀어내고 홈런왕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었다.
올 시즌 가장 주목받은 외국인 타자는 단연 스캇이었다. 빅리그 9년 통산 135홈런을 작렬했고 통산 OPS(장타율+출루율)는 8할2푼1리. 두산 호르헤 칸투도 빅리그 통산 104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시즌 전 국내 거포들의 입지가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 이유. 하지만 전반기가 끝난 현재 국내 거포들의 압승이라고 볼 수 있다.
16일 현재 홈런 부문 상위 10위 가운데 국내 선수가 7명이다. 상위 3명도 국내 선수로 넥센 박병호와 강정호(26개), 삼성 최형우(22개)다. 외국인 타자는 NC 테임즈(21개)와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19개), 두산 칸투(18개)뿐이다. 홈런 선두는 넥센 박병호(30개). 박병호는 올 시즌 전반기에만 30홈런을 기록해 프로야구 역대 4번째로 3년 연속 30홈런을 달성했다.

반면 최고 거포로 주목받은 스캇은 초라한 성적과 이만수 SK 감독에 대한 항명으로 14일 퇴출됐다. 스캇이 국내무대 33경기 동안 거둔 성적은 105타수 28안타 타율 2할6푼7리 6홈런 17타점이다. 화려한 빅리그 경력은 독이 됐다. 또 4월까지 홈런 8개를 터뜨리며 한 때 홈런왕에 올랐던 LG 조쉬벨은 변화구 적응에 실패하며 한국무대를 떠났다.
홈런 상위 15위권으로 넓혀 봐도 롯데 루이스 히메네스(14개)와 KIA 브렛 필(13개) 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홈런 상위 3위 박병호와 강정호, 최형우뿐만 아니라 박석민(20개)과 나성범(20개), 이승엽(19개), 박정권(16개) 등 국내 선수들이 외국인 타자와의 대포 대결에서 승리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달라진 점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부분이 외국인 타자가 가세했다는 점이다. 지난 2011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외국인 타자는 외국인 선수 보유 확대에 따라 국내무대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시즌 초 외국인 타자의 공습에 국내 거포들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전반기 현재 외국인 거포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형국이다. 국내 거포들의 압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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