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한때 프로야구를 주름 잡았던 왕년의 스타들이 마지막 불꽃을 불태울 수 있을까.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2군에 머무르고 있지만 언젠가는 관록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김동주(두산), 장성호(롯데), 김선우(LG), 서재응(KIA)이 그 주인공들이다.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동주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2군 성적은 타율 3할8리(104타수 32안타) 3홈런 18타점 8득점 1도루. 하지만 김동주의 1군 승격 가능성은 희박한 편. 송일수 두산 감독은 "늘 말한 것과 같이 필요하면 부를 것이다. 지금은 김동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동주는 "1군에 부르지 않을 생각이라면 트레이드를 해달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두산 팬들은 잠실 홈경기가 열릴때마다 외야 관중석에서 김동주의 복귀를 바라는 현수막을 걸기도.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군림했던 장성호는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 도중 쇄골 통증으로 조기 귀국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때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장성호는 16일 현재 1군 경기에 5차례 출장한 게 전부다.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그는 줄곧 2군에 머무르고 있다. 16일까지 타율 3할6푼5리(52타수 19안타) 1홈런 9타점 8득점. 최준석, 루이스 히메네스, 박종윤의 선전 속에 1군 승격의 꿈은 점점 멀어지는 느낌. 흐르는 세월이 야속할 뿐이다.
메이저리그 출신 김선우와 서재응 또한 마찬가지. 두산에서 LG로 둥지를 옮긴 김선우는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2경기에 등판해 승리없이 1패를 떠안았다. 평균 자책점은 21.21.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활약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2군 마운드에 7차례 올랐으나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 중이다.
서재응은 정규 시즌 개막 후 선발진에서 계투진으로 이동한 뒤 9경기에 등판해 1패 1홀드(평균자책점 8.74)를 기록했다. 2군 무대에서도 2승 2패(평균 자책점 7.17)로 기대했던 모습은 아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야구계의 대표적인 속설처럼 왕년의 스타들이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할까. 예전보다 입지가 좁아진 건 사실이나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팬들의 간절한 바람처럼 마지막 불꽃을 불태울 수 있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