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과 은퇴 등으로 매년 스타들은 자취를 감춘다. 지난해에도 오승환(한신 타이거즈), 윤석민(볼티모어 오리올스)이 한국을 떠났고, 많은 스타들이 정든 유니폼을 벗었다.
하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들은 기존 스타들의 기량과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뛰어넘는 맹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깜짝스타’라는 달갑지 않은 평가도 있었지만, 이제는 시즌의 절반 이상을 지나온 만큼 '깜짝‘이라는 말은 빼도 좋다.
전반기에 새롭게 떠오른 스타로는 이재원(SK)이 독보적이다. 타격 1위(.394)인 데다 얼마 전까지 4할을 넘기는 고타율을 유지하고 있었으니 특별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지난해까지는 한 시즌 최다 안타 57개, 최다 홈런 8개로 스타의 면모와 거리가 멀었으나 올해 벌써 113안타(리그 3위), 10홈런으로 이를 훌쩍 넘었다. 66타점으로 이 부문에서도 리그 3번째다.

이재원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는 바로 류현진(LA 다저스)이다. SK는 2006 신인 1차지명에서 류현진 대신 이재원을 선택했다. 이후 류현진이 국가대표 에이스로 성장해 당시 SK가 한 선택은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이재원은 실력으로 류현진이라는 연관 검색어를 지워가고 있는 중이다.
투수 중에서는 퓨처스리그에서 인고의 시간을 거친 이태양(한화)이 주가를 올렸다. 이태양은 팀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를 잡으며 4승 4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최근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크게 뛴 것이 아쉽지만 기량을 인정받아 올스타에도 선정됐고, 아시안게임 2차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리그 전체적으로 우완 선발은 귀하다. 최종 엔트리 생존도 바라볼 수 있다.
불펜에서는 김승회(롯데)가 또 한 번의 보상선수 신화를 꿈꾼다. 지난해 두산에 복귀한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김승회는 올해 마무리가 됐다. 김승회는 1패 14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87로 롯데의 뒷문 불안을 해소해주고 있다.
마무리로 자리를 잡은 김진성(NC)도 주목할 선수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준 김진성은 올해 2승 2패 14세이브, 평균자책점 3.54로 한층 더 성장했다. 팀이 3위로 전반기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마무리 김진성이 지난해에 비해 안정된 피칭을 보인 덕도 있다. 김진성은 방출의 아픔에 굴하지 않은 휴먼 스토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외에 정훈(롯데), 김성현, 조동화(이상 SK) 등도 만족스런 전반기를 보냈다. 정훈은 다른 2루수들에 가리기는 했지만 타율 3할1리로 첫 풀타임 3할을 노린다. 박진만의 공백을 메우는 김성현은 77경기에서 타율 2할8푼5리로 날카로운 타격을 뽐냈다. 조동화는 72안타, 28도루로 개인 첫 100안타와 30도루를 겨냥하고 있다. 도루는 30개를 넘어 40개까지 도전해볼 수 있는 페이스다.
박종윤(롯데), 유한준(넥센)은 이미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한 경험이 있지만, 그래도 이번 시즌이 특별하다. 타율 3할1푼, 7홈런의 박종윤은 첫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위해 뛴다. 12홈런을 날려 생애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유한준 역시 개인 첫 3할 타율(현재 .309)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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