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4강 기적, 네 가지 조건 필요하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7.17 13: 01

LG가 다시 기적의 신바람을 타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까?
산술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다. 분명 안정된 전력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남은 경기수가 많지 않다. 전반기를 35승 44패 1무로 마무리. 5할 승률 회복에 9승이 필요한데 48경기만 남았다. 연승이 절실하다.
하지만 희망을 버릴 필요는 없다. 네 가지 조건이 성립된다면, 시즌 막바지 드라마를 쓸 수 있다. 무엇보다 LG는 지난해 대반전을 이룬 경험이 있다. 선수들 모두 자신감이 넘친다. 자력으로는 힘드나, 운이 동반된다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 4위팀 승률 유지 
현재 4위 롯데의 성적은 40승 38패 1무, LG와는 5.5경기 차이다. 반면 3위 NC부터는 승률이 6할에 가깝다. LG와는 무려 11.5경기나 떨어져있다. 보통 한 달에 3경기 차이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즉 롯데까지는 시즌 막바지에 추격할 수 있고, 3위권은 버겁다.
관건은 4위 근처에 자리한 롯데 두산 KIA다. 이들 중 한 팀이 치고 올라가서 3위 NC와 가까워지면, LG의 희망도 없다. 4위권이 5할 +5 이하가 돼야 LG가 꿈을 품을 수 있다. 일단 LG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 끝까지 지금의 판도가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 상위 3팀은 정해졌다고 보고, 중위권은 지금의 모습이 유지될 듯하다”고 예상했다.
양 감독은 4위를 바라보기 보다는 5할 승률 회복을 지상과제로 삼았다. 취임식에서 “5할 승률을 회복할 때까지 세리머리를 하지 않겠다”고 했고, 최근에는 “5할 -5까지만 된다면, 5할 승률을 회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반대로 5할에서 -10 이상으로 멀어지면, 선수들 스스로 포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반기를 5할 -9로 마쳤기 때문에 5할 승률 회복 가능성은 키워놓았다. 9월에 5할을 찍고, 4위권이 지금의 승률을 유지한다면, 막판 대역전의 기회가 올 것이다. 
▲ ‘대체불가’ 최경철·오지환...포수·유격수 보강 절실
양 감독은 후반기 키포인트로 “최경철과 오지환의 체력안배가 중요하다. 둘이 거의 혼자서 포지션을 책임지고 있다”며 포수와 유격수 포지션의 컨디션 관리를 꼽았다. 실제로 최경철은 5월 26일 윤요섭이 엔트리서 제외된 후 6월 24일 잠실 NC전 한 경기를 제외한 모든 경기서 선발출장 중이다. 오지환은 6월 7일 박경수가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이후 29경기 연속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포수와 유격수는 수비 부담이 가장 큰 자리다. 그만큼 최경철과 오지환의 뒤를 받쳐줄 선수가 절실하다. 오지환은 리드오프로서 타석도 가장 많이 서고 있다. 출루 시에는 도루도 해야 한다. 최근 4경기서 안타가 없는 것도 체력적으로 한계에 마주했기 때문이다. 양 감독도 “지환이가 타석에서 지친 기색이 보인다. 그러나 당장 지환이를 대체할 선수가 없다”고 걱정했다.
결국 최경철과 오지환이 좀 더 버티는 수밖에 없다. 양 감독은 “요섭이와 (현)재윤이 모두 후반기 시작부터 돌아오기는 힘들다”며 최경철의 선발출장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격수 자리에 대해선 “황목치승이가 선발출장은 아니더라도 경기 후반 지환이를 대신해서 나갈 수는 있다”며 후반기부터는 경기 막바지 오지환의 체력안배를 위해 황목치승을 투입할 뜻을 드러냈다.
윤요섭·현재윤의 복귀시점, 그리고 아직은 베일에 쌓여있는 황목치승의 유격수 수비가 LG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양 감독은 황목치승의 수비를 두고 “유지현 코치의 현역시절과 유사하다. 스탭이 굉장히 빠르다”며 “어려움을 겪은 선수니까 1군에 대한 벽도 이겨내리라 믿는다. 일단 마음가짐이 강하다”고 기대했다. 
▲ 신정락·김광삼 1군 복귀 성공
LG는 마운드의 팀이다. 지난해 그랬던 것처럼 올해도 마운드가 안정되면서 팀이 장상궤도에 올랐다. 특히 양상문 감독이 신경 쓴 코리 리오단 정찬헌 윤지웅 신재웅이 살아난 게 LG 마운드를 순식간에 높였다. 현재 리오단은 LG의 1선발 에이스며, 신재웅은 승리의 아이콘이다. 정찬헌은 구위와 제구를 모두 잡아가고 있고, 윤지웅은 류택현과 이상열의 공백을 완전히 메웠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더 강한 마운드를 구축해야 더 높이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양 감독은 후반기에 앞서 “신정락과 김광삼의 상태도 확인할 예정이다”며 두 투수의 1군 복귀 가능성을 전했다. 두 투수 모두 선발과 불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마운드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5선발 스윙맨 역할을 했던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은 LG 마운드에 화룡점정이 될지도 모른다. 불펜진에 사이드암투수가 없는 만큼, 신정락이 정상 컨디션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간다면,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다섯 번째 선발투수 임정우의 성장과 신정락·김광삼의 복귀가 맞물린다면, LG의 평균자책점은 더 낮아질 것이다.  
▲ 스나이더·이병규, 타선 불꽃 점화
LG는 전반기 팀 타율(2할8푼2리) 팀 OPS(0.764) 부문서 최하위에 자리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기록될 타고투저 시즌서 지난해 대비 팀 타율이 떨어진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아무리 마운드가 좋다고 해도, 타선이 이러면 투타밸런스를 맞추기가 힘들다. 해답은 새 외국인타자 브래드 스나이더의 장타와 이병규(9번)의 복귀에 달렸다.
양 감독은 “후반기 스나이더가 좀 더 터져준다면 타격 쪽에서 큰 힘을 받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잠실보다 작은 구장에 가는 만큼, 장타가 나오면서 타격이 살아나는 것을 기대해보겠다”고 스나이더가 LG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기를 바랐다. 스나이더는 한국에 오기 전 트리플A 라운드 록에서 61경기 출장해 타율 2할8푼4리 18홈런 51타점 OPS .923을 기록했다. 당시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면, LG는 장타력 부재를 해결할 수 있다.
8월 복귀 예정인 이병규는 LG 전체의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타자다. 지난해 LG의 기적도 이병규의 신들린 타격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이병규의 안타 하나, 적시타 하나에 LG 덕아웃의 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이병규는 “빨리 낫고 돌아가겠다. 작년처럼 드라마 한 번 만들어야하지 않겠나”며 후반기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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