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타자, 이름값이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7.18 07: 30

 
이름값이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었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각 구단은 팀당 2명씩 외국인 선수를 운용해왔다. 올해부터 외국인선수 보유 한도가 늘어나게 돼 9개 구단 모두 외국인 타자 1명씩 영입했다. 루크 스캇(SK), 브렛 필(KIA), 호르헤 칸투(두산), 펠릭스 피에(한화) 등 메이저리그 출신 타자들이 대거 국내 무대에 첫 발을 내딛었다.

스캇은 지난해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홈런 9개를 쏘아 올리는 등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을 기록한 강타자. 올 시즌 SK 중심 타선을 이끌 주역으로 기대를 모았던 스캇은 부상과 부진 속에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그는 16일 현재 33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7리(105타수 28안타) 6홈런 17타점 17득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잦은 부상과 개인적인 성향으로 눈총을 받았다. 그는 "몸 상태가 완벽해져야 뛸 수 있다"며 자신만의 고집을 꺾지 않았다. 구단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밖에. 이만수 SK 감독은 스캇에 대해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스캇은 최근 이만수 감독과 독대한 자리에서 항명 사태를 일으켰고 구단 측은 '웨이버 공시'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냈다.
반면 야마이코 나바로(삼성)는 넝쿨째 굴러온 복덩이와 같은 존재. 기대보다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박이다. 9개 구단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의 가성비다. 나바로는 16일까지 타율 3할2푼2리(295타수 95안타) 19홈런 57타점 65득점 12도루로 맹타를 휘둘렀다. 성적에서 알 수 있듯 정확성과 파괴력 모두 갖췄다. 게다가 스피드까지.
4월 20일 마산 NC전부터 1번 타자로 활약 중인 나바로는 공격의 물꼬를 트는 기본적인 임무 뿐만 아니라 해결사 역할까지 소화한다. 류중일 감독이 그토록 바라던 그 모습 그대로다.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에 대한 우려는 조금도 없다. 나바로는 "평소대로 하면 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칸투와 에릭 테임즈(NC)는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칸투는 타율 3할1푼5리(260타수 82안타) 18홈런 62타점, 테임즈는 9개 구단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먼저 20홈런 고지를 밟는 등 타율 3할3푼2리(283타수 94안타) 21홈런 71타점으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피에는 간혹 돌출 행동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성적 만큼은 나무랄 데 없다. 타율 3할3푼(285타수 94안타) 7홈런 55타점 36득점 8도루. 비니 로티노(넥센)는 포수, 1루수, 좌익수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 전력에 보탬이 되고 있다.
브렛 필(KIA)은 고감도 타격을 뽐냈으나 지난달 5일 대구 삼성전 도중 왼손등 미세 골절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 전반기가 끝난 뒤 복귀 할 예정이라고 한다.
반면 루이스 히메네스(롯데)는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더욱이 팀 분위기를 저해하는 행동을 일삼으며 동료들에게 눈총을 받기도. 조쉬 벨(LG)은 타격 부진으로 9개 구단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먼저 퇴출 통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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