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은 예상이었다. 맞은 부분도 있지만 틀린 부분도 적지 않았다. 그 가운데 프로야구 순위표도 요동쳤다. NC가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다면 LG와 SK는 고개를 숙였다. 반면 4강 싸움은 여전히 안개 국면이다.
올 시즌 전 프로야구 전문가들의 예상은 한결 같았다. “정말 알 수가 없다”라는 것이었다. 9개 구단의 전력이 평준화됐고 외국인 타자의 영입으로 각 팀이 약점을 채워 넣은 영향도 있었다. 지난해보다 더 치열한 순위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더러 있었다. 전반기까지의 순위표를 보면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린 모습이다. “정말 알 수 없다”라는 점은 맞았지만 전반기 현재 상·하위권은 극명하게 나뉜 모습이다.
오승환(한신)이 일본으로 진출한 대신 임창용을 채워 넣어 ‘1강’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우승팀 삼성은 예상대로 순항하고 있다. 임창용이 갈수록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워낙 전력이 탄탄하다. 투·타의 전력이 가장 고르다는 평가를 받았고 예년보다 좀 더 일찍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임창용의 상태가 변수지만 기본적인 전력이 좋고 선수들이 순위를 지키는 법을 잘 알고 있어 이대로 한국시리즈까지 내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즌 전 “타선이 워낙 강하다”라는 평가를 받아 상위권 후보로 지목된 넥센은 예상대로 순항 중이다. 한 때 선발과 불펜 모두에서 균열이 일어나며 우려를 모았지만 화끈한 타격은 모든 문제를 지우고 있다. NC의 3위 등극은 일어날 법한 시나리오였으면서도 가장 예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4강권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전반기 막판까지 4위권을 멀찌감치 떨어뜨려놓은 상위권에서 꾸준하게 경쟁할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NC가 막판까지 버티며 1군 진입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지도 화두다.
반면 LG, SK, 한화는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하위권에 처졌다. 지난해 12년 만의 가을 공기를 맡으며 기대를 모았던 LG는 시즌 초반 부진으로 김기태 감독이 자진사퇴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전반기 막판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초반에 까먹은 승수가 많아 아직 4위권과는 격차가 있다. 한 때 선두를 달렸던 SK는 부상 도미노로 쭉쭉 미끄러졌고 정근우 이용규를 영입하며 큰 기대를 모았던 한화는 별반 달라지지 않은 순위로 최하위에 처져 있다.
이처럼 상위권 3팀, 하위권 3팀의 승차는 꽤 벌어졌다. 결국 남은 마지막 화두는 4강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4위를 꾸준하게 지키고 있는 롯데가 생각보다 멀찌감치 도망가지 못하고 있고 5위 두산도 예상보다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로 좀처럼 추격의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하위권에 처져 있던 6위 KIA가 오히려 힘을 내는 모습이다. 4위 롯데와 6위 KIA의 승차는 3.5경기로 해볼 만한 승부다. 4강 한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경쟁이 막판까지 치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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