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대해서는 제가 그닥... 이야기할 입장이 아니네요."
능청스러운 차두리(34, 서울)의 '셀프 디스'에 기자회견은 웃음바다가 됐다. 덕담을 받아야할 주인공 박지성(33)도, 함께 참석한 이영표(37)와 막내 김승규(24, 울산)도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차두리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곧 유부남이 될 후배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뼈있는 조언을 안겼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선수 명단 발표를 위한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팀 K리그를 대표하는 김승규와 차두리, 팀 박지성의 대표 박지성과 이영표가 참석해 오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K리그 올스타전에 임하는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박지성이 국내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이기도 하다. 사실상의 고별전인 셈. 올스타전 기자회견이었지만, 자연스럽게 오는 7월 27일 피앙세 김민지 아나운서와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박지성에게 '덕담' 한 마디 해주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영표는 "박지성의 요리솜씨를 잘 알고 있다. 워낙 요리 잘하고 또 좋은 선수 생활을 했다. 내게는 정말 좋은 선수이자 좋은 동료였고 또 좋은 사람이었다.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박지성을 칭찬했다. 또, "결혼에 대해 굳이 또 한 마디 더 하자면 결혼은 상대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바뀌는 것이다. 상대에게 맞춰줄 준비를 한다면 평탄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례 못지 않은 덕담을 건넸다.
점잖은 이영표의 덕담에 이어 차두리에게 마이크가 돌아갔다. 폭탄은 여기서 터졌다. 마이크를 잡은 차두리는 능청스럽게 "결혼에 대해서는 제가 그닥... 이야기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문을 열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아픈 과거도 스스로 담백하게 이야기해버리니 능수능란한 농담이 됐다. 이어 차두리는 "지성이가 맨유에서 주전경쟁을 한 것보다 더 어려운 게 결혼생활이다. 하지만 지성이는 맨유에서도 살아남았으니 결혼생활에서도 살아남아서 오래오래 잘 살 것 같다"고 덕담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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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