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라스’ 이동준 주먹 참사? 그를 위한 변명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7.17 12: 16

과거 주먹 좀 썼던 배우 이동준이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출연 후 후폭풍의 주인공이 됐다. 예능감이 곁들어진 ‘싸움짱’ 1위라는 자부심이 시청자들을 빵빵 터지게 만드는 동시에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보기 불편했다는 지적이 있는 것.
이동준은 지난 16일 방송된 ‘라디오스타’의 ‘전설의 주먹’ 2탄에 배우 이재윤, 요리사 레이먼 킴, 가수 스윙스와 함께 출연했다. 이동준만 빼고 진지한 성격의, 웃기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즐비한 특집이었다.
때문에 이야기는 주먹 자랑을 정신 없이 늘어놓는 이동준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어쩔 수 없이 싸움을 했다”, “이제는 반성하고 있다” 등의 이야기를 하는 다른 출연자와 달리 허풍이 가득한 태권도 세계 챔피언 출신의 이동준은 쉴 새 없이 주먹 자랑을 늘어놨다. 스윙스가 지난 해 불거진 일명 ‘힙합 디스전’에 대해 털어놓으면 “오늘은 주먹 특집”이라면서 말을 끊기도 했다.

그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이동준이 끼어들거나 이동준 밖에 말하지 않는 다소 웃긴 상황이 펼쳐진 것.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이 같은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발언을 편집하지 않았다. 특유의 토크와 상황극이 결합된 예능적인 장치를 십분 활용했다. 이동준도 망가지겠다고 작정한 듯 보였다. 
여기에는 이재윤, 레이먼 킴, 스윙스에 비해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익숙한 이동준의 웃기기 위한 책임감이 남달랐기 때문. 자신을 내려놓고 특집 주제에 맞게 수다를 펼쳐놓는 이동준의 ‘원맨쇼’와 같았다.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축축 처지는 분위기 속에 이동준의 허세 가득한 이야기는 분명히 웃긴 요소가 있었다. 
이 같은 이유로 재미는 있었지만 그의 주먹 자랑과 후배들의 말을 끊으면서까지 이야기를 주도하는 것이 불편했다는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 싸움 이야기를 흥겹게 한다는 것 자체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소재인데다가 방송 분량이 이동준에게 집중되니 벌어진 일이었다. 아무래도 이동준이 웃기기 위한 장치로 투덜거리거나 과장을 더했기 때문. 그래도 예능적으로 접근했을 때 이동준의 활약은 컸다.
그가 나서지 않았다면 ‘전설의 주먹’ 특집 2탄이 가능했을까 싶을 정도였다. 지난 해 1탄에서 박남현, 홍기훈, 유태웅 등이 골고루 재치 넘치는 입담을 펼쳤던 것과 달리 2탄 출연진은 그들 말대로 싸움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많이 불편해 보였다. 그야말로 이동준이 예능 숨통을 트여주는 활력소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어찌했든 ‘라디오스타’는 이동준 출연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장난기 가득한 주먹 자랑이 재밌었다는 시청자들이 존재하는가 하면, 눈살을 찌푸렸다는 이들도 존재하고 있다. 주관과 가치관에 따라 지난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이동준 덕분에 ‘라디오스타’ 특유의 막무가내 토크가 안기는 재미가 배가 됐다는 점이다. 과거엔 주먹의 전설이었을지라도 지금은 시청자들을 웃기는데 혈안이 돼 있는 푼수 아저씨가 안방극장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jmpyo@osen.co.kr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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