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별전' 박지성, "올스타전, 많은 의미가 담긴 한 경기"(종합)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7.17 12: 22

K리그 무대에서 뛰어본 적은 없지만, 단 두 번 참가한 올스타전은 박지성(33)에게 많은 것을 남겼다. 국내에서 뛰는 마지막 무대이자, 국내 팬들에게 바치는 고별전이 될 올스타전을 앞두고 박지성은 "많은 의미가 담긴 한 경기가 될 것"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정인영 KBS N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팀 K리그를 대표하는 김승규(울산) 차두리(서울), 팀 박지성의 대표 박지성과 이영표가 참석해 오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K리그 올스타전에 임하는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K리그 올스타전이지만 관심의 대상은 단연 박지성이다. 사실상의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지성은 "K리그에서 뛴 적이 없어 올스타전 참가할 기회가 없었는데 2년전 올스타전에 2002 월드컵 멤버랑 함께하며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두 번째로 참가하는 만큼 가능하면 MVP 노려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번 올스타전은 박경훈 제주 감독과 하석주 전남 감독이 주심으로, 윤성효 부산 감독과 조민국 울산 감독, 김봉길 인천 감독과 이상윤 성남 감독이 부심으로 나서 이색적인 재미를 연출할 예정이다.
박지성은 심판 판정에 어필해야할 경우가 생긴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K리그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외국에서는 욕을 많이 한다. 아마 욕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해 웃음을 이끌어냈다. 김승규 역시 "감독님들이 하시는 모습을 평소에 많이 봐온만큼, 감독님들처럼 하겠다"고 답한 반면 이영표와 차두리는 "심판 판정을 존중하겠다"며 한 발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팀 박지성의 사령탑으로 올스타전을 찾는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박지성은 "지난 두 달간 운동을 전혀 안해서 걱정이다. 그래도 국내팬들 앞에서 마지막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팀 박지성의 1차 선수 명단이 공개됐다. 정조국(안산)과 정대세(수원) 이천수(인천)가 팀 박지성의 공격을 책임진다. 미드필더에는 백지훈(울산) 김재성(포항) 오범석(안산)이, 수비수에는 박동혁, 김치곤(이상 울산) 현영민(전남) 김형일(포항)이 선발됐다. 미야모토 츠네야스와 이영표도 팀 박지성의 수비수로 함께 한다. 골키퍼는 김병지(전남)와 최은성(전북)이다.
박지성은 "K리그 올스타전인 만큼 되도록 많은 K리그 선수들이 팀에 들어오기를 바랐다. 다행히 함께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K리그에 많아 그 선수들 위주로 뽑았다"며 "명단이 다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이후로도 연관이 있거나 의미있는 선수들 선발해서 팀 박지성으로서 K리그 올스타전 경기를 하고 싶다"고 선발 배경을 밝혔다.
참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던 파트리스 에브라의 경우 이적 문제가 겹쳐 팀 박지성 합류는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 박지성은 "소속팀 문제도 있어서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 일주일 남아있으니 이야기는 더 나눠볼 것"이라고 덧붙이며 "현재 섭외 중인 해외 선수는 없다. 연예인 섭외 역시 가능성은 있으나 말씀드릴 정도는 아니다"고 못박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의 부진으로 인해 한국 축구에 대한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드높은 시점이다. 박지성은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안타깝다. 하지만 재능 있고 어린 선수들인만큼, 아픈 경험이겠지만 선수로서 개인적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후배들을 독려한 후 "가장 중요한 것은 대표팀 현 모습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한국 축구가 장기적으로 어떻게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가에 대해 고심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보탰다.
특히 "해외축구는 그전부터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기만의 축구 문화를 만들어왔다. 우리나라 축구 역사는 해외만큼 길지 않기 때문에 시행착오 겪어나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며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보고 차근차근 해나가는 것이다. 얼마나 제대로 된 계획을 갖고 이뤄나가야할지, 어느 시점에서 우리만의 축구 문화, 고정된 팬층을 가지고 K리그를 이끌어나갈 수 있느냐에 대해 생각해봐야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리그의 발전에 대해서도 "어느 나라나 그 나라 리그만의 스타일이 있다. K리그만의 스타일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나간다면 팬들도 K리그를 보러 오실것이라 생각한다"며 "올스타전을 계기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축구에 관심 갖고 찾아주시면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함께했던 선수들과 올스타전에 뽑힌 한국 축구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한다는 생각에 설렌다"고 이야기한 박지성은 올스타전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기자회견을 맺었다. 소회이자, 팬들에게 보내는 올스타전 초대장이었다.
"많은 의미가 담긴 한 경기라고 생각한다. 선수생활을 함께했던 선수들과 K리그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내게는 상당히 의미있는 경기다. 올스타전은 축제인 만큼 많은 팬들이 찾아주셔서 그분들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즐거우려면 축구경기가 재미있어야한다. 정말 축구 경기같은, 그런 요소를 섞어서 보여드릴테니 많이 찾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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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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