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사랑’ 시대극 맞아? 고증 실종 ‘아쉬움’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07.17 17: 03

시대극을 표방하는 ‘끝없는 사랑’이 다소 허술한 고증으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SBS 주말드라마 ‘끝없는 사랑’(극본 나연숙 연출 이현직)은 1980년대 정치 경제적 시대 상황을 배경으로 여자주인공의 일과 사랑을 다룬 드라마다. 급변하던 시대적 상황과 이와 맞물린 사람들의 가혹한 운명이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다. 즉 배경은 또 하나의 주인공. 하지만 시대와 맞지 않는 단어나 의상, 소품, 설정 등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7회에서는 갑자기 귀국한 태경(김준)의 일탈이 그려졌다. 그가 향한 곳은 호텔 클럽이었다.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무대 위에 오른 태경은 전자기타를 들고 열창했다. 세련된 무대나 노래를 즐기는 관중들 모두 1980년대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최근의 모양새였다. 같은 회에서 세경(전소민)이 광철(정경호)를 끌고 찾은 클럽이나 호텔 등 배경들은 모두 오늘날과 다를 바 없었다.

5회 방송에서 인애(황정음)는 출소 후 카메라 테스트를 받았다. 그가 여배우로 발돋움하게 되는 중요한 장면이다. 이때 인애는 영화 제작자에게 “오늘 알바비는 얼마나 주실 거냐?”라는 대사를 읊는다. 아르바이트의 약자인 ‘알바’는 1990년대 후반부엔 등장한 온라인식 축약어다. 종종 교복을 입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1980년대 초반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교복과 두발 자율화가 반영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사람들의 옷차림이나 장소에서 21세기가 보인다” “옥에 티가 있다” 등의 지적을 찾을 수 있다. 시대극이란 장르를 추구하면서도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한 셈이다. 섬세한 고증으로 1970년대를 구현한 MBC 드라마 '빛과 그림자'(2012)와 비교하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끝없는 사랑’의 한 제작진은 OSEN에 이에 대해 “긴박한 드라마 제작환경과 제작비라는 현실적인 문제 등이 있다. 제작진도 이를 인식하고 조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청자 분들에게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끝없는 사랑’은 매주 토,일요일 오후 9시 55분에 방송된다. 황정음 류수영 정경호 차인표 정웅인 심혜진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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