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과 그의 아버지 박성종 씨가 미래의 박지성이 될 재목들에게 이구동성으로 '기량'보다는 '정신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부자는 17일 오후 경기도 용인 경희대 국제캠퍼스 예술디자인대학 대공연장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한 '박지성, 태극마크, 그 이름을 빛내다'라는 주제의 강연에 참석했다.
이날 강연은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이 마이크를 잡아 박 부자와 함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강연장에는 박지성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귀담아 들으려는 축구 선수와 학부모, 지도자 등 600여 명이 참석해 장사진을 이뤘다.

박 부자는 축구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물론 팬들로부터 다채로운 질문을 받았다. 박 부자는 이들의 질문 하나하나에 성심성의껏 대답을 해줘 큰 호응을 받았다. 박지성은 이날 미래의 축구 꿈나무들에게 기본기, 축구-학업 병행의 중요성, 기량보다는 정신력, 지도자의 중요성 등을 강조하며 강의를 매조지했다.
박지성은 "어린 선수들은 기본기가 가장 중요하다. 좋은 신체조건을 지녔다 하더라도 기본기가 없다면 성인이 돼서 잘할 수 없다"면서 "얼마나 정확하게 좋은 자세로 패스를 하고 슈팅을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기본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박지성은 이어 축구와 학업의 병행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지성은 "축구와 공부를 마음만 먹으면 같이 할 수 있는데 몸과 정신적으로 힘들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공부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대신에 낮잠을 잤다. 그 시간에 공부를 했다면 선수 때나 은퇴를 하고 나서도 선택의 여지가 넓어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 어린 선수들이 한 곳에 집중하기 보다는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박지성은 또 개인의 소질보다는 축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어느 정도 정신력을 갖추고 있는지가 성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박지성은 "누구나 다 성공하진 못한다. 하지만 얼마나 축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지는 자신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계속해서 노력한다면 성공하기 힘든 몇 선수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그 마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축구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금의 박지성을 있게 한 박성종 씨도 뜻을 같이 했다. 박성종 씨는 "어린 선수들은 기량보다는 정신력이 중요하다. 지금은 뛰어난 선수들보다 뒤떨어 질 수도 있지만 더 많은 노력을 한다면 언젠간 격차를 뒤집을 수 있다. 어느 정도 소질을 갖고 있다면 (성공 조건으로) 정신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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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