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별바라기’, 웃다가 울리면 어떡해 ‘요물 예능’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7.18 07: 12

MBC ‘별바라기’는 스타도, 팬들도, 시청자도 고마운 예능프로그램이다. 스타와 팬들의 끈끈한 의리는 서로에게 고맙고,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아름답고 재밌는 순간을 마주하며 위안을 받는다. 정신 없이 웃기다가, 어느 순간 눈물이 나는 요물 예능프로그램이 ‘별바라기’다.
‘별바라기’는 지난 17일 방송에서 가수 조성모와 배우 박혁권, 걸스데이가 출연했다. 매실 광고로 시련을 얻기도 하고 다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조성모, 긴 무명시절을 딛고 ‘밀회’로 대세 배우가 된 박혁권, 산전수전 다 겪은 친화형 걸그룹 걸스데이의 이야기는 풍성했다.
조성모는 JTBC ‘히든싱어’에서 조기 탈락한 후 은퇴를 결심했다가, tvN ‘SNL코리아’에서 자신의 과거 매실 광고를 패러디하는 콩트로 재기에 성공한 것에 대해 담담하게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전성기 시절 미처 몰랐던 팬들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고마워했고, 팬들 역시 조성모와 함께 한 10여년의 시간이 행복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박혁권과 그의 팬은 사석에서 술 한잔을 기울일 정도로 각별했다. 서로에게 잔소리를 돌직구로 날리는 사이인 이들은 스타와 팬을 넘어 남매 같았다. 무명시절을 딛고 이름을 알린 박혁권을 응원하는 팬의 따뜻한 마음씨는 훈훈함 그 자체였다.
걸스데이를 싫어했다가 좋아하게 된 팬은 음악 방송 첫 1위를 하기까지 3년이 걸렸다며 울먹였다. 걸스데이 역시 다른 그룹에 비해 오래 기다린 팬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야말로 서로의 존재가 고마워 버틴 힘든 시간을 털어놓는 이들의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초반 조성모의 과거 오글거리는 매실 광고로 웃음을 빵빵 터뜨리고, 재산세를 내는 여자와 교제하고 싶다는 박혁권의 솔직 담백한 폭탄발언에 주목을 끌었던 이 프로그램은 막바지 감동이 휘몰아쳤다. 스타도, 팬들도 우는 프로그램이었다. 특히 데뷔 초 웃기는 이미지로 각인됐던 민아가 눈물을 보이자 조성모가 “오빠는 곧 불혹인데 여기서 매실 광고도 보여줬다”고 달래고, 샤이니와 걸스데이가 서로 아이돌그룹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고충을 이해하는 대목은 자극적인 이야기 일색의 다른 예능프로그램과 달랐다.
분명히 웃긴 장치들이 많지만 기본적으로 스타와 팬들을 바라보는데 있어서 따뜻한 이 프로그램이 고마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MC 강호동이 마지막 인사말로 “땡큐”를 외치는 것처럼 스타와 팬,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힐링’인 시청자들에게 보석 같은 토크쇼로 각광받고 있다.
방송이 거듭될수록 웃음 장치도 세련되게 변모하고 있고, 스타와 팬들의 이야기를 재밌게 끌어내는데 있어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무엇보다도 MC 강호동의 짓궂은 가운데서도 정이 넘치는 진행과 적절히 웃음 양념을 버무리는 송은이, 김영철, 샤이니 키의 조합도 ‘별바라기’를 보는 또 다른 재미다. 가끔은 심심하게 느껴질 정도로 착한 구성인 ‘별바라기’ 같은 예능프로그램이 호평을 받는 것은 자극적인 폭로 위주의 토크쇼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이 프로그램이 통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jmpyo@osen.co.kr
‘별바라기’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