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포위’, 믿고보는 배우 이승기에 포위됐던 순간들[종영]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7.18 06: 58

배우 이승기에게 포위됐던 시간이었다.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 이승기는 쓰디 쓴 운명을 극복해야 하는 은대구의 감정선을 잘 따라가며 드라마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했다. 캐릭터 소화력이야 많은 작품에서 증명이 됐고 이 드라마를 통해 흐름을 잘 따라갈 줄 아는 배우라는 사실을 안방극장에 주지시켰다. 배우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연기에 있어서 안정감을 가지고 있는 이승기는 믿고 보는 배우다.
이승기는 지난 17일 종영한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 어머니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경찰이 된 은대구를 연기하며 복잡한 감정선을 표출했다.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후 분노를 폭발하고, 억울하게 죽은 어머니를 떠올리며 절절한 심경을 털어놓는 대구의 모습은 고도의 심리 연기가 필요한 부분이었다. 이승기가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후 연기한 분노와 절제, 그리고 차분해지는 3단 변화는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 명장면 중에 하나였다. 마지막회에서 거악의 패악에 분노해 이성을 잃는 대구의 절규는 처절했고 또 한번 전율을 안겼다.
사실 이승기는 잘생기고 호감 있는 이미지로 로맨스 연기에 있어서는 또래 배우들에 비해 탁월한 지점에 이미 올랐다. 2006년 ‘소문난 칠공주’를 시작으로 정극 연기에 발을 디딘 그는 2009년 ‘찬란한 유산’, 2010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2012년 ‘더킹 투하츠’, 2013년 ‘구가의 서’까지 거치면서 흥행 배우인 동시에 청춘 멜로 캐릭터에서 독보적인 배우로 올랐다.

이번 드라마에서 고아라와의 특급 로맨스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 어떤 배우와 로맨스 연기를 해도 몰입도가 뛰어나고 변화무쌍한 캐릭터 연기가 가능한 이승기의 힘이 컸다. 늘 잘 소화하던 로맨스 연기에 ‘너희들은 포위됐다’를 통해 이승기는 새로운 장점을 얻었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이 같은 로맨스 뿐만 아니라 감정 연기에 있어서 물이 오른 모습이었다. 대구의 복잡한 내면 세계를 연기하며 쏟아지는 감정의 충돌을 이승기는 튀지 않게, 흐름을 잘 유지했다.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 이승기의 연기가 더욱 빛을 발한 것은 이 같은 절제된 표현력이 밑바탕 됐기 때문이었다.
울고 분노하는 연기보다는 감정을 애써 누르고 침착해야 하는 대구의 상황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이승기는 탁월한 감정 연기를 드러냈다. 애잔하면서도 슬픔이 진정성 있게 담겼다. 밝고 씩씩한 캐릭터가 아니라 어두운 구석이 많은 대구를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한 셈이다.
벅차게 느껴질 수 있는 감정 연기에 있어서 온 힘을 다해 연기한 이승기는 더 이상 배우의 옷이 어색하지 않다. 사실 이 드라마는 이승기의 촬영 중 부상으로 인해 흐름이 끊기는 아쉬움이 있었다. 촉박한 촬영 환경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열연을 펼친 이승기에게 더욱 시선이 쏠리는 것도 이 같은 부상과 결방의 아쉬움 속에서도 드라마 흥행과 열연을 이어가는 내공을 증명했다는 점이다. 가수로 시작해 예능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며 배우까지 욕심냈던 풋내기 이승기가 어느새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게 됐다.
한편 이날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은대구가 유문배(정동환 분)를 체포하며 복수에 성공하고 어수선(고아라 분)과의 사랑을 이어가는 이야기로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너희들은 포위됐다’ 후속으로는 김규태 감독과 노희경 작가가 손을 잡고 조인성, 공효진, 성동일, 이광수 등이 출연하는 ‘괜찮아 사랑이야’가 오는 23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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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포위됐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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