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슈터다!”
타짜는 타짜를 알아본다. 농구하는 폼만 봐도 고수인지 하수인지 금세 알 수 있다. 뉴질랜드 현지 해설진이 문태종(39, LG)을 극찬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1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뉴질랜드 타우랑가 ASB 아레나에서 열린 뉴질랜드 대표팀과의 평가전 2차전에서 76-75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이틀 전 당했던 69-102 대패를 통쾌하게 설욕했다.

최고선수는 단연 문태종이었다. 그는 고비 때마다 3점슛 5방(5/9)을 포함해 21점을 터트렸다. 문태종은 수비수가 앞에 없다싶으면 다소 이른 타이밍에서도 과감하게 장거리 슛을 던졌다. 또 수비수가 붙으면 스텝백 등 화려한 개인기로 단숨에 공간을 만들어 슛을 쐈다. 힘들이지 않고 하는 테크닉 농구의 대명사였다. 그가 한국나이 마흔 살이 넘도록 프로농구 최고슈터로 군림하는 이유다.
뉴질랜드 현지 해설진은 문태종이 공을 잡자 “타고난 슈터다. 한국에서 공격력이 가장 좋은 선수”라고 소개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문태종은 1차전에서 14점을 넣었다. 보통 선수라면 1차전 야투부진(4/18)으로 2차전에 위축될 법도 했지만, 문태종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문태종은 경기 전 뉴질랜드 방송사와 단독인터뷰를 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1차전에서 몸싸움 등 육체적인 면에서 밀렸다. 그 점에 대해 보완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태종의 말처럼 한국은 강력한 압박수비로 1차전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수비가 되면서 타이트한 경기로 흘러갔다. 문태종은 공격에서 결정적 한 방을 터트렸다. 현지 해설진은 “문태종은 완벽한 폼으로 슛을 던진다. 한국이 국제무대를 대비해 귀화시킨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차전을 승리로 이끈 뒤 문태종은 "슛이 정확해야된다. 득점에서 보탬이 돼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후배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나한테 많이 물어보면 대답해준다 그러면서 호흡을 맞춰가는 것 같다.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기분이 굉장히 자랑스럽고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며 웃었다.
한국은 공격이 문태종과 조성민의 외곽슛에 너무 치우친 감이 없지 않았다. 오는 19일 펼쳐지는 뉴질랜드 대표팀과 3차전에서는 골밑공격에 대한 해법을 함께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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