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사이징 대세, '중형차=2000cc' 공식이 깨지고 있다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4.07.18 10: 23

중형차는 2000cc 이상의 엔진이 탑재돼야 한다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 다운사이징과 전기, 하이브리드차 출시 등으로 인해 이제 더 이상 배기량이 자동차의 성능을 판단하는 기준이 돼지 못하고 있다.
지난 4일 르노삼성은 기존 자사 중형모델 ‘SM5’에 최근 대세인 디젤 엔진을 실은 ‘SM5 D’를 출시했다. 독일 업체들이 주도한 디젤 대세를 따르고자 한 것도 있지만 ‘SM5 D’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1500cc의 배기량이다.
유독 세단, 그것도 중·대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은 국내 소비자들을 일차적으로 배기량을 통해 차급을 구분해왔다. 그래서 중형차라 함은 2000cc 이상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러한 공식 아닌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지난 4일 르노삼성이 출시한 ‘SM5 D’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르노삼성의 ‘SM5’는 국내의 대표적인 중형차 중 하나로 그 동안 물어볼 필요도 없이 2000cc의 엔진을 탑재해왔다. 그런데 ‘SM5’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SM5 TCE’를 출시하면서 1.6 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중형차=2000cc’ 공식을 깨버리더니 ‘SM5 D’에는 1.5리터 dCi 엔진을 탑재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엔진의 배기량이 작아졌으니 성능 또한 떨어질 것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갈수록 수준이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려면 이는 언감생심. 당연히 에너지 효율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실제 활용구간에서의 최대토크와 출력 모든 것이 이전보다 비등하거나 오히려 향상됐다.
가솔린 엔진인 ‘SM5 플래티넘은’ 2000cc 배기량에 최대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19.8kg/m, 복합연비 12.6km/l이며 ‘SM5 TCE’는 1600cc, 190마력, 24.5kg/m, 13.0km/l이고, ‘SM5 D’는 1500cc, 110마력, 24.5kg/m, 16.5km/l의 스펙을 지원한다. ‘SM5 D’의 엔진은 ‘QM3’와 같은 것으로 ‘QM3’의 최대출력은 90마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배기량을 기준으로 자동차의 성능을 판단하는 경향이 짙어 이를 타파하기 위해 아우디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중 가장 먼저 새로운 명명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아우디의 새로운 모델명 체계는 일명 ‘다이내믹 배지’로, 차량의 후면에 2.0 TDI, 3.0 TFSI 등 엔진 배기량을 표기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차량을 운전하거나 탑승 시 느낄 수 있는 실제적인 가속감을 숫자로 표기하는 방식이다.
아우디는 ‘다이내믹 배지’ 도입 배경에 대해 “터보차저 등과 같은 엔진 출력 증대 기술을 통해 작은 배기량으로도 이전과 같거나 혹은 더 고출력의 성능을 선보이는 엔진들이 등장하고 있고, 한 브랜드의 동일한 배기량 엔진 간에도 최고 출력 및 토크에서 차이가 나는 등 배기량만으로는 소비자가 차량의 실제 성능을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국내 시장에 판매되는 아우디 모델 중 ‘A3 세단’ ‘A4 2.0TDI’ ‘A5 스포트백 2.0TDI’ ‘A6 2.0TDI’이 2.0 TDI엔진 공유하고 같은 2.0TDI엔진이라도 차량의 무게와 특성에 따라 다운사이징이 돼 토크와 마력 수치가 달라 운전자들이 체험하게 되는 차량의 성능이 다르다. ‘A5 스포트백 2.0TDI’와 ‘A6 2.0TDI’는 38.8토크에 177마력이며 ‘A3 세단 2.0TDI’와 ‘A4 2.0TDI’은 32.7토크에 150마력이다.
또, 순수 전기차(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등 차량 엔진의 유형이 다양해 지고 있는데 이 모델들은 엔진 배기량만으로 차량 성능을 가늠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도 이유로 들었다.
아우디는 이러한 차량의 가속 성능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기준으로 중력 가속도(g)를 선택했다. 중력 가속도는 스카이다이빙 또는 자유낙하 놀이기구 등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물체의 자유낙하 시 지구의 중력에 의해 생기는 가속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6월 말 출시 예정인 ‘아우디 A7 55 TDI 콰트로’는 중력 가속도 1g를 100으로 볼 때 차량의 가속 성능이 55에 달하는 고성능 디젤 엔진 차량이라는 뜻이다.
 
볼보자동차는도 지난 2월 효율성을 극대화한 ‘D2’ 라인업을 국내에 선보였다. ‘D2’는 기존의 볼보자동차 모델에 1.6리터 엔진을 얹어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한 라인업이다. 배기량이 작은 터보 디젤 엔진을 장착한 덕에 ‘S60 D2’는 17.2km/l, ‘S80 D2’는 16.9km/l의 1등급 복합연비를 구현했다. ‘D2’가 적용된 모델은 ‘S60’과 ‘V40’. 각각 중형과 준중형차로 ‘S60’는 2.0 모델을 중심으로 2.5L 모델이 있으며 ‘V40’도 2.0L 모델이 함께 준비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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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5 D(위)'와 아우디 'A3 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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