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이 전하는 소리와 언어, 이야기를 관객이 듣고 소통하는 자리가 열린다.
관객이 직접 가방의 소리를 생산해 내며 소통하는 장이 될 '가방의 소리展'이 8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시몬느 Bagstage內 B2층 Gallery 0914에서 열려 관객을 맞는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일요일은 7시까지)이며 무료로 운영된다.
2013년 10월에 시작된 ‘BAGSTAGE展 by 0914’는 2015년 시몬느의 새로운 핸드백 브랜드 0914의 런칭을 위해 2년 동안 진행되는 아트프로젝트다. 총 641일간 회화, 설치, 사진, 디자인, 퍼포먼스의 시각 예술은 물론 문학과 음악 등의 장르를 포괄한 9 차례의 전시회가 열린다.

'가방의 소리展'은 '여자의 가방' '가방을 든 남자' '가방 방정식'에 이어 열리는 제 4회차 전시다.
가방이 전달하는 새로운 자극, ‘청각’에 대해 다루는 이번 전시에서 가방은 평면, 영상, 설치 등 타 장르의 예술과 접목 됨으로써 가방이 단지 시각적이고 촉각적인 물질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직접 반영하는 리듬과 소리로 변환, 확장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방에 대한 남다른 고찰을 바탕으로 0914 브랜드의 헤리티지 구축에 한 획을 그을 이번 '가방의 소리展'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예술 감독인 원일, 설치 미술가인 마이클 클레가와 오세인이 함께 한다.
원일 감독은 '리듬오브백(Rhythm of Bags)'이라는 영상작품으로 0914 가방을 만드는 과정을 미디어 아트로 재해석해 냈다. 그는 가방의 버클을 여닫는 소리, 트렁크 바퀴가 분주하게 굴러가는 소리 등을 단순한 ‘소리’라기 보다 운동성을 포함한 ‘리듬’으로 정의한다.
또한 영상 앞의 '가방사운드 악기'라는 설치작품에서는 테이블 위에 스피커와 엠프, 마이크를 장착하고 그 위에 가방의 재료가 되는 제작 도구들을 마찰시켜 관객이 직접 리듬을 생산할 수 있게 했다.
클레가의 설치 작업은 시각언어와 음성언어의 병치를 통해 다차원 예술 경험을 제공한다. 가방에 칼이 꽂힌 모습의 '백스태버(Bagstabber)', 강아지 모습의 '도기백(doggy bag)', 불타는 가방 모습의 '백파이어(Bagfire)' 등 세 작품은 가방에 담긴 삶의 욕구와 욕망, 에너지를 워크맨의 릴테입으로 형상화했다.
또한 가방을 예술가와 공예가, 중년의 사람으로 의인화 시켜 만든 애니메이션 '토크-백(Talk-bag)'을 통해 가방들의 유머러스하고 철학적인 대화를 들을 수 있다.
오세인의 설치 작품인 '담긴 닮음'은 개개인의 가방 속에 보이스 레코드를 넣고 다니며 일상의 소리가 녹음되도록 함으로써 가방에 담긴 이야기를 새롭게 들려준다. 녹음된 실제 삶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작품으로 상사에 대한 욕, 카드 긁은 소리, 친구와의 수다, 침묵 등 개인의 삶에서 들려오는 소소하고 비밀스럽기도 한 이야기들이 넝쿨처럼 벽을 타고 있는 이어폰과 땅 위 스피커를 통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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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원일 감독 작품 'Rhythm of Bags', 마이클 클레가 작품 'Bagstabber /Doggy Bag/Bagfire/Talk-Bag', 오세인 작품 '담긴닮음'. /시몬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