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영화 ‘순수의 시대’가 지난 15일 인천시 송도 석산에서 크랭크 업 했다. 세 달간 예정된 62회차 촬영을 모두 마친 것이다.
주연배우 신하균은 이날 촬영이 없었지만 현장을 찾아 여주인공 강한나와 50여명의 스태프들과 일일이 포옹하며 아쉬움을 나눴다. 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장혁은 이달 말 쫑파티에 참석해 석별의 정을 나눌 예정이다.
‘순수의 시대’는 ‘마음이’ ‘7번방의 선물’을 제작한 화인웍스의 차기작으로 조선시대 판 ‘색계’로 불린다. 조선 건국 당시 궁궐에서 벌어지는 권력욕과 치정 멜로, 파격 정사신 등이 담겨 내년 2월 개봉하면 적잖은 화제가 될 전망이다.

이날 극중 비운의 여인 가희 역의 강한나가 절벽에서 자신의 비참한 신세를 한탄하며 비극을 암시하는 장면을 끝으로 모든 촬영 일정이 종료됐다. 몇 번의 반복 촬영이 있었고, 모니터 확인 후 “OK. 컷”을 외친 안상훈 감독이 카메라 쪽으로 다가가 수고한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목례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아랑’ ‘블라인드’에 이어 ‘순수의 시대’를 연출한 안 감독은 “산 속 촬영 도중 단체로 피부병이 걸려 배우와 스태프들이 병원 신세를 진 적도 있었고 다들 저 때문에 현장에서 고생이 많았다”면서 “그래도 끝까지 큰 사건 사고 없이 촬영을 마치게 돼 기쁘고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한 제작진은 “감독님이 현장에서 스마일 맨으로 불릴 만큼 웃음을 잃지 않았고, 특히 100% 표준근로계약서로 진행된 작품이기도 해 다른 현장보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규칙적인 일과와 휴식 시간이 보장된 덕분인지 세 달 전보다 스태프들의 체중이 평균 1~2kg 불었다고 한다.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마련된 표준계약서는 영화산업노조와 4대 투자배급사,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영화진흥위원회가 공동 발의한 성과물로 스태프들의 완전 월급제와 시간 외 수당 지급, 4대 보험 가입 등을 골자로 한다.
‘국제시장’ ‘순수의 시대’의 투자사 CJ엔터테인먼트는 2년 전부터 100% 표준계약서를 준수하고 있지만, 쇼박스와 NEW는 이를 외면하고 있어 노조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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