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41)가 올스타전에서 감동의 은퇴식을 가졌다.
박찬호는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 시구로 올스타전의 시작을 알리며 선수생활의 끝을 다시 고했다. 박찬호는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은퇴해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지만, 한국인 모두의 선수였다.
은퇴식 후 기자회견에서 박찬호는 “슬프다. 2012년 마지막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것은 혼자 생각했는데 그게 현실이 됐다. 지난 20개월 동안 내가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생각도 많이 했다. 공 하나만 던질 수 있는 기회였지만, 뜻 깊은 자리였고 영광스러웠다.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이다”라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시구를 받아준 포수로 김경문 감독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에 있을 때 가끔 만나던 선배님이었는데도 다정하게 용기를 주셨다. 감독으로서 명성을 쌓으실 때마다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자주 주신 선배님이다. 후배들이 서게 해준 자리에 선배님께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받아주시며 영광스럽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뒤를 이어 LA 다저스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 이야기도 빠질 수가 없었다. 박찬호는 “류현진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 내 기대 이상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선수가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는 말을 들었다. 박찬호가 한국야구의 문을 열었다면, 류현진은 한국야구 수준의 새로운 문을 열었다. 선배로서 굉장히 고맙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성공한 후배가 없으면 선배의 문은 의미가 없다. 선구자로서의 영예를 빛나게 하기 위해서는 후배들의 뒤따르는 성공이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한국프로야구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더 많은 유소년들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류현진에게 건넬 조언이 없냐고 묻자 “지금처럼만 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답했다.
꿈꾸던 팬들과의 작별은 박찬호에게도 감동이 아닐 수 없었다. “미국에 간지 3년째에 루 게릭의 은퇴식을 TV로 봤다. 언젠가는 나도 한국에서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했다. 국가대표를 하면서 그런 마음이 더욱 커졌다. 이 기회를 주신 분들께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로 박찬호는 선수로서의 마지막 한 마디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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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