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무대가 최신 구장에서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굳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전국에서 모인 16000여명의 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만한 올스타전이 됐다.
18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올스타전은 그 어느 올스타전보다 화려했고 뜻 깊었다.
먼저 한국야구의 전설, 박찬호의 시구와 은퇴식으로 올스타전의 막이 열렸다. 본 경기에선 웨스턴팀이 홈런 폭죽을 터뜨리며 더위 속에 야구장을 찾은 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웨스턴팀의 일방적 승리였으나 박병호 나지완 강정호의 MVP 레이스가 경기 끝까지 흥미롭게 진행됐다. 경기 후에는 최고 규모의 불꽃놀이·레이저쇼가 광주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 모든 것이 신구장 효과였다. 올해 처음으로 문을 연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는 메이저리그 구장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최고의 시설을 자랑한다. 관중석 어느 자리든 확 트인 시야 속에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다. 대형 전광판은 쏟아져 나오는 스타들의 모습 하나하나를 꾸준히 담아냈다. 쉬지 않고 비가 내렸으나 최신 구장에 어울리는 천연 잔디, 배수시설 덕에 경기가 진행될 수 있었다.
그동안 한국야구팬들은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월드시리즈 등의 대형 이벤트를 넋 놓고 TV 화면을 통해 바라보기만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지난주 띠전광판을 추가한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는 향후 1, 2년 동안 꾸준히 발전할 계획이다. 2016년에는 대구에도 최첨단 신구장이 들어선다. 이렇게 한국도 이제는 야구장 자체가 문화공간이 되고 있다. 야구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한국 야구 인프라도 점점 발전 중이다.
한편 이날 올스타전에선 웨스턴팀이 박병호와 나지완의 스리런포 등 홈런 5개 포함 18안타로 이스턴팀을 두들겨 13-2로 완승을 거두었다. 올스타 역사상 한 팀 최다득점 신기록이었다.
MVP를 받은 박병호는 넥센 최초의 올스타 MVP로 이름을 올렸다. 최고 타자상을 받은 나지완, 최고 투수상을 받은 양현종은 홈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경기 전 열린 홈런 더비에선 김현수가, 번트왕 레이스에선 손아섭이, 제구력을 테스트하는 ‘퍼펙트 피처’ 대회에선 이동현이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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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