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쟤들 지금 뭐하는 거야?’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국가대표팀이 뉴질랜드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1승 1패로 균형을 이룬 대표팀은 19일 오후 4시 30분 마지막 3차전을 앞두고 있다. 1차전을 치를 때 현지에서 재미있는 소식이 들려왔다.
뉴질랜드 대표팀은 A매치를 치르기 전 전통춤인 ‘하카’(HAKA)를 춘다. 하카는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전통춤으로 전쟁에 나가기 전 상대 부족들에게 자신들의 강함을 과시하고 기를 죽이려는 목적으로 춘 전쟁무다. 또 귀한 손님을 환영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한다.

뉴질랜드는 1905년 럭비대표팀이 영국 원정에서 처음 하카를 췄다. 이후 각 종목 대표팀이 혈통에 상관없이 경기 전 사기를 끌어올리려는 일종의 쇼맨십으로 하카를 추고 있다. 특히 라이벌 호주와의 경기에서는 정말 상대를 죽일 듯이 노려보면서 밀착해 얼굴에 침까지 튀긴다. 이 때 상대팀들은 일렬로 도열해서 맞아주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1차전에서 하카를 처음 본 대표팀은 ‘쟤들 뭐하는 거야?’라는 반응이었다고. 말로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한다. 양동근은 “멋있는 것 같았다. 그런 전통이 있는 것이 멋있다”면서 웃었다. 막내 최준용은 얼떨떨해 하는 표정이 현지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그래서였을까. 한국은 15일 치른 1차전에서 초반 다소 경직된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69-102 대패를 당했다. 전투력에서 큰 차이가 났다. 후반전에 힘을 냈지만, 이미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뒤였다. 하지만 한 번 당해 본 2차전은 달랐다. ‘하카’와 함께 뉴질랜드의 몸싸움에 대한 적응이 됐다. 한국은 76-75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뉴질랜드 대표팀은 오는 29일과 3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한국과 다시 평가전을 갖는다. 국내서 ‘하카’를 추는 뉴질랜드 대표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jasonseo34@osen.co.kr
뉴질랜드 현지중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