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 안겨준 '전설' 박찬호의 새로운 길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7.19 13: 01

박찬호(41)가 은퇴 2년 후에 열린 은퇴식을 통해 선수로는 영원히 팬들과 이별했다.
지난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있었던 올스타전을 앞두고 개최됐던 자신의 은퇴식에서 박찬호는 의미 있는 시구로 자신의 마지막을 알렸다. 그리고 올스타 선수들 사이에서 헹가래를 받기도 했다. 한화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한화만의 선수가 아닌 한국야구 전체의 보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에 올스타전은 더 없이 좋은 무대였다.
박찬호는 사실 선수생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내일 홈런을 맞고 패하더라도 희망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은퇴를 했으니 선수로서의 희망은 없다. 은퇴 결정 후에도 20개월 동안 훈련을 멈출 수가 없었다. 한화가 시즌 초에 힘들 때 혹시나 하는 생각도 있었다”는 것이 박찬호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이어 “(선수생활을 접은 것으로 인해) 우울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치유하기 힘들었다. 모든 선배들이 갔던 길을 나도 가게 되는구나 하고 느꼈다”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상실감이 컸던 박찬호는 가사를 돕고 골프를 치며 마음을 다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제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박찬호의 거취다. 우선 당분간 지도자가 되지는 않겠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박찬호는 지도자 생활에 대해 “감독이라는 꿈을 갖고 있다면 더 많은 공부와 성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매력적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이 많은 만큼 천천히 준비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야구를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니다. 박찬호는 “앞으로 공을 던질 수는 없지만, 대한민국의 야구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지도자로 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박찬호의 새 출발 역시 야구와 함께일 수밖에 없다.
지도자라는 길을 선택하지 않은 이상 여러 행보가 있다. 박찬호는 힌트를 주고 떠났다. “많은 분야에서 여러 가지 일로 부탁이 있을 때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됐다. 한국야구의 꾸준한 발전을 위해 다양한 일들, 예를 들자면 다문화 야구, 세계가 한국야구에 주목할 수 있는 것들을 연구하고 있다”고 박찬호는 근황을 밝혔다.
이 말에 앞으로 박찬호가 나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인 출신으로 경기장 안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의 산 경험을 전달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길도 많다. 특히 야구장 밖의 일들에 있어서 아직 한국야구는 미숙하다. 어쩌면 야구장 안보다 밖에서 박찬호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더 많을지 모른다.
야구의 사회적 기능 실현, 그리고 한국 야구를 질적으로 끌어올리는 일. 그것이 제 2의 야구인생 시작을 선언한 박찬호의 과제다. 스스로 길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이제는 어떻게 걸어갈 것인지만 결정하면 된다. ‘코리안 특급’이 스스로 선택한 새로운 길을 어떻게 개척해 나갈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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