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32)가 4경기 연속 무안타로 깊게 침묵했다. 추신수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했으나 삼진 2개 포함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로써 추신수는 지난 11일 LA 에인절스전부터 4경기 연속해서 안타를 치지 못하고 있다. 10일 LA 에인절스전 첫 타석 안타를 끝으로 최근 18타석 연속 무안타. 이 기간 동안 유일한 출루는 볼넷 한 번 뿐이다. 방망이를 돌려서 만들어낸 안타는 전무하다.

어느덧 시즌 타율은 2할3푼9리까지 떨어졌다. 시즌 개막 5경기 이후 시점에서 가장 낮은 타율이다. 6월 26경기에서 타율 1할7푼9리로 바닥을 치는가 싶었지만 7월 14경기에서도 51타수 9안타로 타율이 1할7푼6리에 불과하다. 6월 이후 40경기에서 타율 1할7푼8리.
이 기간 동안 추신수에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삼진의 증가다. 40경기에서 삼진 43개를 당했다. 5월까지도 51경기에서 삼진 46개를 기록했지만 볼넷 31개를 얻어낸 반면 6월 이후에는 볼넷이 20개밖에 되지 않는다. 특유의 선구안이 흔들리며 출루율마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이처럼 추신수의 선구안이 무너진 데에는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시즌 초반부터 유독 추신수에게 이해할 수 없는 스트라이크존이 적용됐는데 슬럼프가 찾아온 6월부터 극심해지는 모습. 이날 경기에서도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높게 들어온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돼 루킹 삼진이 되자 추신수는 빌 웰크 구심에게 불만 섞인 몇 마디를 던지기도 했다.
문제는 추신수가 심판의 흔들기에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추신수가 삼진을 당한 뒤 구심에게 어필하거나 혼잣말로 불만을 나타내는 모습이 수차례 나오고 있다. 추신수 스스로 조급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볼넷을 얻어내는 것이 쉽지 않자 적극적으로 치려고 하고 있지만 상대의 유인구에 말려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공만 치는 추신수만의 스타일을 잃어버린 것이다.
수년간 유지해온 자신의 스타일을 갑작스럽게 바꾸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두 달 이상 부진이 이어지면 심각한 것이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언제까지 예민한 반응을 보이며 말려들 수만은 없다. 추신수가 싸워야 할 대상은 심판이 아닌 상대 투수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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