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컵대회 첫 경기서 '디펜딩 챔프' 현대캐피탈을 꺾고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삼성화재는 19일 오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남자부 A조 조별리그 1차전서 현대캐피탈에 3-1(20-25, 25-20, 25-19, 25-13)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첫 승을 신고했다.
프로배구가 3개월 보름여 만에 뚜껑을 열었다. 본무대는 아니지만 V-리그의 전초전 격인 컵대회를 통해 배구 팬들을 찾았다. 이번 대회서는 남자부 7개팀과 여자부 6개팀 총 14개팀이 참가해 오는 27일까지 9일간 자웅을 겨룬다.

개막전부터 흥미진진한 승부가 펼쳐졌다. 지난 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서 뜨거운 승부를 연출했던 남자부 전통의 라이벌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첫 문을 열었다.
지난 시즌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전무후무한 7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삼성화재는 1세트서 세터 유광우와 레프트 류윤식이 흔들리면서 고전하는 듯했으나 2세트부터 본 모습을 보여주며 역전승을 일궜다. 특히 류윤식은 블로킹 7개를 포함해 20득점을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박철우도 18점을 올리며 승리를 도왔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대회 MVP를 차지하며 우승을 이끌었던 송준호가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이며 역전패의 쓴잔을 들이켰다.
초반 분위기는 현대캐피탈이 잡았다. 3-3까지 팽팽한 흐름을 이어지는 듯했으나 삼성화재 류윤식의 공격이 연달아 범실로 이어지거나 막히면서 현대캐피탈이 앞서나갔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대회 MVP 송준호의 스파이크가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1세트서만 6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반면 삼성화재는 '베테랑' 이선규와 '에이스' 박철우, 고준용 등이 제 몫을 해줬지만 동료들의 지원 부족으로 1세트를 허무하게 내줬다. 신치용 감독은 세트 중반 유광우, 이강주를 빼고 황동일 곽동혁을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한 번 무너진 흐름을 되살리진 못했다.
2세트서 전열을 재정비한 삼성화재는 5-4로 근소한 리드를 이어가던 중 연이은 블로킹 4개로 분위기를 되찾았다. 삼성화재는 특유의 강점인 끈질긴 수비까지 되살아나며 현대캐피탈의 공격을 꽁꽁 틀어막았다. 특히 공격에서 부진했던 류윤식이 세트 중반 송준호의 공격을 연달아 3개를 막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연이은 범실과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3세트는 시종일관 팽팽히 진행됐다. 16-16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승부가 이어졌다. 결국 마지막에 가서야 승부가 갈렸다. 삼성화재는 박철우 류윤식의 오픈 공격과 지태환의 블로킹 등을 더해 21-17로 앞서며 승기를 잡은 뒤 박철우의 백어택과 이선규의 속공을 묶어 3세트를 매조지했다.
벼랑 끝에 몰린 현대캐피탈은 4세트서 혼신의 힘을 쏟았다. 하지만 이미 기세가 오른 삼성화재를 막기엔 버거웠다. 삼성화재는 박철우와 류윤식 외에도 지태환의 블로킹 등을 앞세워 18-10으로 크게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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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