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이 자신 있게 하라고 했다."
삼성화재가 컵대회 첫 경기서 '디펜딩 챔프' 현대캐피탈을 꺾고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삼성화재는 19일 오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남자부 A조 조별리그 1차전서 현대캐피탈에 3-1(20-25, 25-20, 25-19, 25-13)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첫 승을 신고했다. 류윤식이 블로킹 7개를 포함해 20득점을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고, 박철우도 18점을 올리며 승리를 도왔다.
삼성화재의 승리를 합작한 박철우와 류윤식이 승리 수훈 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섰다. 류윤식은 "1세트가 끝난 뒤 감독님이 자신있게 플레이 하라고 하셨다. 1세트서 긴장을 한 탓에 세터와 호흡이 맞지 않아 공격 템포가 빨랐다. 감독님 말대로 자신감을 갖고 한 게 잘된 것 같다"면서 스승 신치용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류윤식은 이어 "삼성화재에 온 뒤로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체력을 많이 신경 써 주셨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몸이 많이 약하다. 무릎은 배구를 그만둘 때까지 경기 전후로 보강 운동을 해서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류윤식은 이날 수장의 믿음에 200% 보답했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몸 상태가 좋은 것이 오히려 독이 되는 듯했다. 잘하려고 하는 마음이 너무 앞서다 보니 1세트엔 본인의 기량을 오롯이 발휘하지 못했다. 연이은 범실과 공격 실패로 1세트 헌납의 장본인이 됐다.
류윤식은 승부처인 2세트부터 확 달라졌다. 블로킹만 무려 5개를 잡아내며 6득점을 올렸다. 특히 세트 중반 지난 대회 MVP인 송준호의 공격을 연달아 3번이나 막아냈다.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1세트서 훨훨 날았던 송준호는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덕분에 1세트를 맥 없이 내줬던 삼성화재는 연달아 3세트를 따내며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류윤식은 4세트 매치 포인트 땐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자신의 손으로 경기를 직접 끝냈다.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기록한 맹활약이었다.
dolyng@osen.co.kr
안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