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국가대표인데...’ 중계 없어 서러운 농구팬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7.19 19: 08

‘명색이 국가대표팀 경기인데 인터넷 중계나 전전해야 하다니...’
대한민국에서 농구팬으로 살기 참 어렵다는 성토가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 싸우는 태극전사들의 경기를 보고 싶어도 국내에서 도저히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19일 오후 4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 노스 쇼어 이벤츠 센트레에서 벌어진 뉴질랜드 대표팀과의 3차 평가전에서 81-89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한국은 뉴질랜드와 세 차례 승부를 1승 2패로 마쳤다.

그런데 경기를 앞두고 국내 농구커뮤니티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다. 국내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사연이 대부분이었다. 지난 1,2차전의 경우 뉴질랜드 방송사 ‘스카이 스포츠’가 중계를 해줬다. 이를 찾아낸 ‘네티즌 수사대’들은 게시판에서 정보를 공유해 영웅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3차전의 경우 현지 방송사가 갑자기 중계를 취소하는 바람에 볼 방법이 없었다. 결국 팬들은 문자중계 주소를 힘겹게 찾아내 태극전사들과 함께 싸웠다.
대한농구협회나 한국프로농구연맹(KBL)도 시청방법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KBL은 1차전이 시작할 때 네티즌이 찾아낸 인터넷 시청주소를 기자들에게 문자로 알렸다. 네티즌들이 그들이 할 일을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스포츠방송사가 인기가 많지 않은 농구를 중계하기는 쉽지 않다. 국제대회 때마다 반복되는 씁쓸한 현실이다.
현재 뉴질랜드에는 한국에서 파견된 취재 및 사진기자 몇 명이 동행하고 있다. 하지만 농구팬들의 갈증을 풀어주기에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중계가 되지 않은 3차전의 경우 현지파견인원이 아니면 경기내용을 가늠하기도 어렵다.
이제 한국은 국내에서 대만대표팀(25, 27일)과 두 차례, 뉴질랜드 대표팀(29, 31일)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프로농구 연습구장에서 치르는 대만과의 경기는 일반인들이 관람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신 뉴질랜드와의 경기는 국내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가 될 예정이다.
국가대표팀 경기의 경우 인기를 막론하고 국민들에게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 국제농구연맹(FIBA)의 경우 이미 인터넷 중계서비스를 통해 전세계 어디서나 주요경기 시청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놓고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개최를 앞둔 한국체육계 역시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절실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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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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