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못해 미안합니다"
1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스피드 레이서' 마지막 레이스 편은 미안함과 눈물로 가득했다. 누구보다도 완주하고 싶었지만 이에 실패한 멤버들은 미안하다며 펑펑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들의 주변과 시청자들의 마음은 되려 따뜻해졌다.
당초 완주에서 15위권 안에 드는 것으로 목표를 바꾼 유재석은 단숨에 19위까지 올라가 '유마허'임을 입증했고, 최상의 컨디션 속에서 빠른 질주를 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믿을 수가 없는 라인 이탈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노력했지만 차는 다시 달리지 못했다. 이를 지켜보던 노홍철은 "설마 재석 형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정형돈은 머리카락을 붙잡으며 놀람과 착잡함의 제스처를 취했다.

한 번의 실수는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유재석의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그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타들어가는 속을 꾹꾹 누르고 "아쉽네요. 잘 탈 수 있었는데"라는 말만 남겼다.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지만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는 건 본인 자신임을 멤버들은 너무 잘 알았다. 멤버들의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정준하 역시 9위까지 진입했지만 예상치 못한 엔진 과열로 차가 멈춰버리고 말았다. 결국 다시 출발하지 못해 포기를 선언, 앞서 탈락한 유재석 등 이를 지켜보는 멤버들의 마음을 더욱 아쉽게 했다. 정준하는 유재석 몫까지 해내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멤버들에게 미안해하며 고개를 떨궜다.
유재석은 인터뷰를 통해 "내가 시작을 잘못해서 내가 이 프로젝트를 또 망치는 건가"라며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나중에는 "너무 내 자신이 한심스러웠다"라고 덧붙였다. 정준하 역시 멤버들, 도움을 준 사람들과 팬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라며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뒤를 이어 하하와 노홍철은 의기투합해 완주를 목표로 결전의 장소로 향했다. "마지막 한 번이다!", "시원하게 달려", "형들 못달린 것까지 달려!", "즐겨~화이팅!" 등의 쏟아진 응원들. 자신을 믿어준 모든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하하와 노홍철의 마음이 간절했다.
25위로 상승한 하하, 33위로 올라간 노홍철. 탄력을 받은 이들의 모습은 흥을 돋웠지만 하하의 차가 가드레일에 부딛혔고 타이어가 떨어져나오고 말았다. 더 이상 주행은 불가능했다. "우리 차는 아니지?"란 유재석의 우려는 현실이 됐고, 꿈은 멈췄다. "안 돼"란 말만 반복하는 하하와 이를 바라보는 멤버들에게서는 비통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마지막 선수 노홍철 역시 감속하지 못한 채 코너에 진입했고, 충돌로 이어졌다. 이를 본 유재석은 주저앉았고 눈물마저 터졌다. 다른 멤버들 역시 뜨거운 눈물을 훔쳤다. 차마 서킷을 떠나지 못한 노홍철은 괜찮은 척 했지만 유재석을 보자마자 품에 안겨 울었다. 이렇게 멤버들의 5개월은 끝이 났다.
"미안하다"란 탄식으로 가득했던 현장. 뭐가 그리 잘못하고 미안했는지. 멤버들은 미안한 마음에 서로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하하는 "이런저런 일도 많고, 그래서 멤버들끼리 더 의기투합하고 똘똘 뭉쳤는데, 이 악물고 내가 최선을 다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죄송한 마음이 많더라"며 눈물을 닦았다.
유재석은 "몇 시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번에는 다르겠지 했다. 언젠가 뭐가 될 지 모르겠지만 이런 결과 안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고맙고 많은 분들께 죄송하다"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오히려 이들을 위로해 준 사람들은 주변인들이었다. 정준하는 다문화가정 지원센터와 미혼모 지원 상담소, 유재석은 재난재해구호단체와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아갔다. 하하는 동물보호시민단체와 소아암 지원단체, 노홍철은 경단체, 한국 점자 도서관 등을 찾았다. 이들을 후원하고 응원한 사람들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건강한 모습을 보고 정말 기뻤다"라며 이들을 다독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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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