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선두 이종호(22, 전남), 스테보(32, 전남)가 환상의 콤비를 자랑하고 있다.
전남 드래곤즈는 19일 오후 7시 광양 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16라운드에서 후반 5분 터진 스테보의 결승골에 힘입어 성남 FC를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승점 30점이 된 전남(9승3무4패)는 한 경기를 덜 치른 전북(승점 28점)을 3위로 밀어내고 2위에 등극했다.
올 시즌 이종호의 기량은 만개했다. 16라운드까지 9골을 터트린 이종호는 김승대(8골, 포항), 김신욱(6골, 울산), 이동국(6골, 전북) 등 리그최고의 공격수들을 제치고 득점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종호의 기량이 좋아진 비결에는 중량감 있는 공격수 스테보의 합류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스테보에게 수비가 쏠리면서 빈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는 것. 또 ‘내가 아니어도 스테보가 해결해줄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도 이종호의 경기력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테보도 마찬가지다. 이종호가 확실하게 결정을 내려주면서 패스에 맛을 들였다. 경험이 풍부한 스테보는 젊은 이종호의 멘토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이종호는 “어딜 가든 스테보랑 룸메이트다. 테보형이라 부른다. 내게 많은 걸 가르쳐주는 편이다. 한국말도 잘한다. 나도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면서 “외국 공격수는 무조건 골을 넣어야 한다는 집념이 강하다. 스테보가 들어오면서 내게 많이 기회가 온다”고 거들었다.
두 선수의 강력한 콤비네이션은 성남전에서도 여실히 위력을 발휘했다. 이종호는 전반 종료직전 스테보가 헤딩으로 내준 공을 오버헤드 킥으로 찼다. 절묘한 슈팅이었지만 방향이 너무 정직했다. 비록 골이 되지 못했지만 두 선수의 호흡이 절묘했다. 스테보가 공을 띄워줬을 때 이종호는 이미 방향을 예측하고 공중에 몸을 날린 상태였다. 두 선수는 눈빛만 봐도 호흡이 척척 맞았다.

승부는 스테보가 결정지었다. 후반 5분 선제골을 터트린 스테보는 후반 25분 페널티킥까지 얻어냈다. 1골, 1도움을 올린 스테보는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종횡무진 활약한 이종호와 스테보는 전남의 K리그 2위가 결코 한순간의 돌풍이 아님을 증명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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