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와 외야수 맷 켐프, 불편한 관계로 가나. 켐프가 20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후반기 두 번째 경기 선발에서 제외됐다. 전날 트레이드 관련 발언이 주요 지역 언론에 보도된 뒤 일어난 일이다.
올스타브레이크 기간 동안 에이전트의 입을 통해 ‘매일 경기에 나가고, 좌익수가 아닌 중견수로 뛰길 원한다’며 트레이드 요청설이 불거지게 한 LA 다저스 외야수 맷 켐프는 19일 똑 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자신의 입을 통해서였다.
이날 MLB.COM은 “나는 매일 경기에 나서고 싶다. 다저스든 다른 구단이든 상관없다. 결정권이 내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나는 다저스에 속해 있고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트레이드가 되든 되지 않든 내가 마음대로 할 순 없다. 나는 트레이드 거부권이 없다”고 한 켐프의 말을 전했다.

LA 타임스 역시 매일 출장을 원하는 켐프의 뜻과 함께 “나는 중견수”라는 말도 보도했다.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의 보도 내용도 비슷하다. 다만 켐프가 “나나 에이전트 모두 ‘중견수로 출장하게 해 달라 그렇지 않으면 뛰지 않겠다’는 의미로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음을 밝혔다.
트레이드 요청인지 출장기회요구인지 아니면 중견수로 복귀를 원하는지, 이 모든 것이 담겨 있는지 해석의 여지가 있는 발언이다.
반응은 돈 매팅리 감독에게서 나왔다. “(켐프가 자신은 중견수라고 말한 것에 대해)켐프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그건 상관없다. 나는 그를 좌익수로 기용하고 있다.”
당장은 켐프를 중견수로 기용할 의사가 없음을 비친 것이다. 켐프와 매팅리 감독은 부상 복귀 첫 날부터 편하지 않았다. 켐프는 다저스의 홈 개막전이 열리는 4월 5일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당초엔 이날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선발 출장자 명단에 없었다. 하필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가 지각하는 바람에 급하게 선발로 나섰지만 켐프 역시 자신의 선발제외에 대해 감정이 상했음을 다 알린 뒤였다.
이후 좌익수로 옮기는 과정 역시 그리 매끄럽지는 않았다. 매팅리 감독은 켐프를 벤치에 앉혀 출장기회를 주지 않은 뒤에 좌익수 전환 이야기를 수면위로 올렸다. 켐프가 좌익수 수비연습을 시작한 그 날 칼 크로포드가 부상을 당하지 않았으면 켐프의 결장은 더 길어졌을 수 있다.
켐프 역시 자신 대신 중견수로 들어온 앙드레 이디어가 상대 선발에 따라(이디어는 좌투수 상대 성적이 너무 좋지 않다)빠져야 되는 날 코칭스태프에게 “중견수로 들어갈 생각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 때문에 이디어가 대신 스캇 밴슬라이크(좌익수에서도 겨우 자신의 몫을 해내는)가 중견수로 경기에 나서곤 했다.
이런 말들이 오고 간 끝에 20일 선발 라인업에서 켐프가 제외됐다. 이날 좌익수에는 칼 크로포드가 이름을 올렸고 중견수로는 스캇 밴슬라이크가 나섰다.
물론 이날 세인트 루이스 선발로 나선 우완 조 켈리를 상대로 크로포드는 9타수 4안타(1홈런 포함)강한 면모를 보였고 켐프는 6타수 1안타에 그친 점이 참고됐을 가능성도 크다.(이디어는 13타수 3안타, 밴슬라이크는 1타수 무안타)
하지만 하필이면 켐프의 발언이 수면 위로 부상한 바로 다음 날 선발 제외에는 매팅리 감독이 늘 말하는 ‘하루하루의 매치업’ 이상의 함의도 엿보인다.
켐프는 올 시즌 자신의 77경기 선발 출장 중 43경기에 좌익수로 나왔고 실책은 중견수로 4개, 좌익수로 한 개를 범했다. 켐프의 좌익수 출장은 2006년 시즌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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