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타고투저의 주역 중 하나로 지목되는 외국인 타자들이 기로에 섰다. 성적의 하락폭이 예상보다 가파른 선수가 보이는 가운데 반등에 성공할지, 아니면 고전이 이어질지에 따라 각 팀의 성적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시즌 초반 죄다 3할 이상 혹은 그에 근접한 성적을 내며 각 팀의 타선을 이끌었던 외국인 타자들은 6월을 기점으로 상대적 성적 하락이 눈에 띄고 있다. 국내 선수들이 성적을 끌어올리거나 현상 유지에 성공하고 있는 것을 따라잡지 못해 생긴 결과다. 시즌이 지나면서 타자들의 성적이 평균을 향해 회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몇몇 선수들은 그 하락폭이 커 각 구단들이 고민을 가지고 있다.
한 때 타격 10위 내에서 절반 가까이의 지분을 차지했던 외국인 타자들은 전반기 현재 모두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루이스 히메네스(롯데)가 3할3푼3리로 전체 14위, 에릭 테임즈(NC)가 3할3푼2리로 16위, 펠릭스 피에(한화)가 3할3푼으로 18위를 기록 중이다. 20위 내는 세 선수밖에 없다.

홈런에서도 토종 거포들의 반격이 거셌다. 박병호 강정호(이상 넥센) 등이 치고 나가는 가운데 외국인 타자들은 상대적으로 그 기세를 따라잡지 못했다. 테임즈(21개),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19개), 호르헤 칸투(두산, 18개)가 10위 내에 올라 있지만 초반의 홈런포에 비하면 확실히 페이스가 처진 모습이다. 외국인 홈런왕에 대한 기대도 떨어지고 있다. 개인 타이틀은 타점 부문에서 2위로 강정호를 쫓고 있는 테임즈 정도가 기대를 걸어볼 만한 수준이다.
4~6월 타율이 3할5푼2리에 이르렀던 히메네스는 7월 12경기에서 타율 1할9푼2리에 그쳤다. 개인적인 문제 등 몇몇 요소들이 겹쳤지만 어쨌든 떨어진 성적에 롯데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상승세를 타던 나바로의 타율도 7월 11경기에서는 2할5푼으로 그래프가 꺾였다는 지적이다. 칸투나 테임즈도 7월 들어 홈런포가 다소 뜸한 감이 있다.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피에, 애당초 기대치가 그리 크지 않았으나 의외로 쏠쏠한 활약을 보여준 비니 로티노(넥센)을 포함해 그나마 이 선수들은 상황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조쉬 벨(LG)과 루크 스캇(SK)은 부진 때문에 퇴출 수순을 밟았고 브렛 필(KIA)은 부상으로 6월 초 이후 아직 전력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는 새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가 한국무대에 적응 중이고 SK는 아직 새 외국인 타자를 구하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들에 대한 분석이 끝났고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후반기 대반격의 가능성을 그리 높게 점치지 않는 시선도 있다. 오히려 현재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 더 큰 과제라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외국인 타자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이들의 성적표에 따라 각 구단의 희비도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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