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MVP는 넥센에서 나올 것인가.
2014 프로야구가 22일부터 후반기 레이스를 연다. 각 팀들의 순위 다툼 만큼 선수들의 개인 기록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개인 기록은 MVP 투표에 있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시즌의 절반을 넘게 치른 가운데 MVP 레이스는 넥센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
▲ 박병호 3년 연속 MVP 도전

박병호는 2012~2013년 2년 연속 홈런·타점·장타율 3관왕에 오르며 MVP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올해도 유력한 MVP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전반기 82경기 타율 2할8푼6리 79안타 30홈런 62타점. 전반기에만 30개의 홈런을 폭발시킨 그는 산술적으로 약 46.8개의 홈런이 가능하다. 전반기 막판 부진에 시달렸지만 30홈런을 채우며 올스타전에서 홈런 2방으로 MVP에 올라 후반기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역대 사례를 보면 홈런왕은 곧 MVP와 다름없었다. 타자 MVP 20차례 중 1987년 삼성 장효조와 1994년 해태 이종범을 제외하면 모두 그해 홈런이었다. 3년 연속 홈런왕과 50홈런에 육박한다면 상징성까지 더해져 유력한 MVP 후보가 된다. 3년 연속 MVP 수상자는 역대로 봐도 2001~2003년 삼성 이승엽이 유일하다. 박병호가 역사에 도전하는 것이다.
▲ 강정호, 박병호 견제하는 대항마
그러나 박병호는 홈런에서만 유일하게 1위에 올라있다. 홈런왕의 상징성이 크다는 것을 감안해도 나머지 타이틀이 따라오지 않으면 MVP 등극은 쉽지 않다. 박병호를 견제하고 있는 대항마가 공교롭게도 같은 넥센 소속의 유격수 강정호다. 역대를 통틀어도 강정호는 유격수로 최고의 성적을 내며 다관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강정호는 전반기 80경기 타율 3할4푼1리 98안타 26홈런 73타점으로 활약했다. 타점과 함께 장타율(.714)에서 1위에 올랐다. 홈런도 박병호에 4개차로 따라붙고 있다. 유격수라는 점도 플러스 요소. 유격수 역대 최다기록인 1994년 해태 이종범의 30홈런, 2003년 KIA 홍세완의 100타점도 넘보고 있다. 유격수 MVP는 1994년 이종범이 마지막이다.

▲ 서건창·밴헤켄·나성범·이재원도 후보
넥센에는 박병호·강정호 외에도 1번타자 서건창과 에이스 앤디 밴헤켄도 MVP 후보로 거론될 만하다. 서건창은 82경기 타율 3할6푼 125안타 5홈런 45타점 80득점 32도루로 펄펄 날고 있다. 산술적으로 약 195안타가 가능한데 사상 첫 200안타에 도전하고 있다. 안타·득점 1위의 그는 도루에서도 1위 김상수(삼성·33개)에 1개 뒤진 2위. 타율도 5위로 인상적이다.
투수 쪽에서는 밴헤켄이 단연 돋보인다. 타고투저 시즌에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반기 20경기에서 13승4패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했다. 다승·평균자책점 1위에 올라있는 그는 선발 20승의 가능성도 한층 높였다. 20승이라는 기록의 상징성을 감안하면 외국인 투수라는 핸디캡에도 MVP 후보로 손색없다. 이닝(121⅔)·퀄리티스타트(14회)에서도 1위에 올랐다.
1군 진입 2년차 시즌을 맞아 당당히 3강을 형성하고 있는 NC에서는 간판타자 나성범이 MVP 후보로 내세울 만하다. 나성범은 전반기 78경기에서 타율 3할5푼3리 110안타 20홈런 65타점 66득점 9도루로 맹활약, 올스타 팬투표에서 최다득표를 받으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전반기 막판 타격 슬럼프에 빠지며 순위권에서 떨어지고 있는데 후반기 얼마나 만회하느냐가 관건이다.
꿈의 4할 타율에 도전하고 있는 SK 포수 이재원도 후보로 꼽힌다. 이재원은 전반기 79경기 타율 3할9푼4리로 고공비행했다. 3~4월(.463) 5월(.404) 6월(.333) 7월(.373) 모두 3할3푼 이상 고타율을 유지 중이다. 1982년 원년 MBC 백인천(.412) 이후 32년만의 4할 타자 탄생을 기대케 한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 포지션이라 더욱 빛난다. 다만 8위까지 처진 소속팀 SK의 부진이 발목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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