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이란? 유재석 우는 데 시청자 박수쳤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4.07.20 14: 03

[OSEN=표재민의 시시비비] 유재석이 레이싱 대회에서 완주에 실패하곤 죄송하다며 눈물을 쏟았다. ‘무한도전’이 방송된 후 지난 9년간 메인 MC로서 중심을 잡았던 그가 이처럼 펑펑 우는 모습을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 사과를 할 일도 아닌데, 연거푸 죄송하다는 그의 자책이 시청자들을 안쓰럽게 했다. 동시에 그가 이 프로그램에 임하는 진정성 있는 자세에서 나오는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졌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이달 초 인천 송도에서 열렸던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 출전기의 마지막 이야기가 담겼다. 이미 알려진대로 유재석을 비롯한 정준하, 노홍철, 하하는 모두 결승전에서 차량 이상과 사고 등으로 완주에 실패했다.
연습 주행 중 반파 사고가 발생하며 차량 이상의 불운이 따라다닌 유재석은 결승전에서 결국 가드레일에  부딪히며 완주하지 못했다. 정준하는 속도를 내서 선두권을 유지하려다가 엔진이 과열돼 중도에 포기해야 했고, 노홍철과 하하는 레이싱 중 사고로 멈춰섰다. 5개월간 레이싱에 몰두했던 멤버들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특히 대회 성적 상위권도 노렸던 유재석은 고개를 떨궜지만 다른 멤버들 앞에서는 애써 평온한 표정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했다. 유재석이 흔들린 것은 오히려 자신의 완주 실패보다 다른 멤버들의 사고 등을 지켜보면서다. 그는 마지막 노홍철이 사고로 멈춰서자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죄송하다”며 그야말로 엉엉 눈물을 쏟았다. 차량 이상의 답답한 레이싱이 반복될 때도 주변 사람들을 배려해 아쉬운 감정을 숨기며 “모두 내 잘못”이라고 했던 그였다.
언제나 막중한 책임감 속에 어떤 상황에서든 침착하게 대처했던 그였다. 그런 유재석이 노홍철을 끌어안으며 터진 눈물은 그의 어깨와 가슴 한구석을 짓눌렀던 책임감이 느껴졌다. 최선을 다해 도전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안겨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비롯된 눈물이라는 것을 알기에 시청자들도 함께 울 수밖에 없었다.
사실 유재석의 얼굴에는 자신의 사고와 차량 이상, 이어진 완주 실패가 다른 멤버들에게 부담감을 안긴 것이 아닐지에 대한 자책도 담겨 있었다. 때문에 죄송하다며,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유재석은 시청자들을 울렸다. 무엇보다도 이번 레이싱 대회에서 자선단체를 돕기 위해 이름표를 내걸었던 이들이기에 더욱 안타까웠다.
스포츠 도전 때마다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죄송하다”는 말로 끝났다며 또 같은 상황이라며 자책하는 유재석의 막중한 책임감을 확인하는 방송이었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도전 성과가 아닌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부담감을 떨쳐버리지는 못하나 보다.
사과를 할 일도 아니었는데 사과를 하는 유재석, 그런 유재석을 바라보며 함께 우는 ‘무한도전’ 멤버들. 이날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 도전의 마지막은 눈물 범벅이었다. 굳이 이들이 지난 5개월간 숱한 노력을 했다는 것을 강조하지 않아도, 이 도전이 완주 실패로 끝났지만 의미가 있다는 것을 되새기지 않아도, 멤버들이 서로 껴안은 모습으로 마무리돼도, 안방극장은 충분한 감동과 재미를 선물받았다. 그리고 고맙고 미안하게도 다음 도전을 기다리게 된다.
jmpyo@osen.co.kr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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