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웃으면서 마지막 경기를 즐겼다. 섭섭한 감정은 없다. 오히려 후련하고 시원하다."
최은성(43, 전북 현대)이 화려한 은퇴식을 가졌다. 최은성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상주 상무와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홈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45분을 소화했다. 무실점으로 전반전을 마치고 하프타임에 권순태와 교체된 최은성은 은퇴식을 가졌다. 최은성의 활약에 힘입어 전북은 6-0으로 대승을 거두며, 최은성의 은퇴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경기 후 만난 최은성은 "오늘 웃으면서 마지막 경기를 즐겼다. 섭섭한 감정은 없다. 오히려 후련하고 시원하다"며 "(이)동국이가 헹가레 세리머니를 생각했다. 골이 나오면 선수들이 골대까지 가면 힘드니 하프라인까지 오라고 했다. (나를 생각해준)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승리와 은퇴 소감을 밝혔다.

하프타임에 은퇴식을 가진 최은성은 감사 인사를 전하다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대해 최은성은 "집사람이 중요한 날 울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 집에서 쫓아낸다고 했다. 그런데 조절이 잘 되지 않았다"며 "나뿐만이 아니라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운동을 하면서 가족을 소홀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다니거나 휴일에 나들이를 간 기억이 없다. 아빠, 그리고 남편 역할을 못했음에도 옆에서 항상 응원을 해주고, 아플 땐 같이 아파해줘서 울컥했다"고 답했다.
최은성은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은퇴식을 화려하게 장식한 이동국(35)과 인연을 꺼내기도 했다. 최은성은 "대전 시티즌 시절 가장 기억이 나는 경기를 꼽자면 아마도 FA컵 결승전일 것이다. 당시 이동국의 킥을 처리하려다가 박태하 선배와 부딪혀서 얼굴을 다쳤다. 가장 아쉬운 경기이면서도 기억이 남는 경기다"며 "전북에 와서는 광주 FC와 첫 홈경기서 승리를 했다. 그 때 당시 이동국과 후배들에게 고마웠다.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최은성은 1997년 데뷔 이후 15년 동안 자신이 뛰었던 대전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은성의 은퇴식에는 김세환 대전 사장을 비롯해 대전 서포터가 참석했다. 최은성은 "멀리 대전에서 찾아준 사장님과 이하 관계자분께 감사하다"면서 "대전 서포터 친구는 나와 특별한 인여이 있다. 올 줄 알았지만 울면서 큰절을 해서 당황을 했다. 그 친구와 대전 서포터즈분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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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