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우천 노게임 선언된 2014 프로야구 퓨처스 올스타전. 비록 2이닝으로 끝난 경기에도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kt wiz 외야수 신용승(21)은 1회 1사 만루에서 좌완 이수민(삼성)을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3타점 3루타를 친 뒤 후속타자의 안타로 득점까지 올리며 야구팬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신용승은 올해 퓨처스에서도 61안타(4홈런) 46타점 34득점 22도루 타율 3할1푼4리로 활약하고 있다.
신용승은 지난 19일 통화 인터뷰에서 "팬분들 앞이라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 첫 타석부터 안타가 나와서 주목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우천 취소가 돼서 아쉽다. 운이 안 따라준 것 같다"고 짧은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신용승은 이날 유력한 퓨처스 올스타 MVP로 오르내리고 있었다.

호사다마라고 했을까. 신용승은 이날 3루에 슬라이딩을 하다가 오른 새끼손가락을 다쳤다. 검사 결과는 미세 골절. 병원에서 약 3~4주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는 "올스타 때 잘해서 후반기에도 잘 풀릴 것 같았는데 조금 쉬어가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신용승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에서 kt로 왔다. 지난해 퓨처스에서 78경기에 나와 타율 3할7리를 기록하며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경기 끝나고 기차 타고 집에 가다가 연락을 받았다. 믿기지 않았다. 서운하기도 했는데 기회라고 생각했다. 사실 지난해는 대타, 대수비로 많이 나와서 좋은 성적이라고 하기 부끄러워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퓨처스 올스타전을 앞두고 신용승에 대해 "재주가 있는 선수다. 이번 2차 드래프트는 다 잘 뽑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그는 "올해도 중요하지만 내년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올해 또 좋은 선수들이 우리 팀에 올텐데 내년에 1군에서 주전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장타력과 주루에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신용승이지만 수비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그는 "원래 투수, 내야수를 하다가 중학교 때 외야로 전향했다. 일단 수비가 돼야 경기에 꾸준히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수비를 많이 다듬고 싶다"고 말했다.
신용승은 "특출나게 잘하는 선수보다 항상 성실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언제든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다치지 않고 항상 묵묵히 준비하고 있겠다"고 덧붙였다. 한 달 쉬는 시간을 갖고도 편해보이지 않았던 신용승의 목소리는 그가 성실한 '새싹'이 되리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내년 kt를 넘어 리그에서 눈에 띄는 유망주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청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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