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들어 모든 구단이 1명씩 보유하게 된 외국인 타자들은 각 팀의 성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대부분 중심타선에 포진하며 팀 타선의 무게중심 노릇을 톡톡히 했다.
전반기와 마찬가지로 각 팀의 후반기 성적 역시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정교한 타격을 바라는 팀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기대하는 것은 홈런이다. 이들의 홈런 페이스는 타고투저 경향의 지속 여부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전반기 막판의 기록으로 보면 외국인 타자들의 홈런 페이스는 많이 감소한 상태다. 우선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를 보면 알 수 있다. 테임즈는 올해 78경기에서 21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11경기에서는 1홈런에 그치고 있다. 7월 타율(.333)이 시즌 타율(.332)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슬럼프라 보기는 힘들지만, NC는 테임즈의 장타력이 회복되기를 바라고 있다.

테임즈의 뒤를 쫓고 있는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라이온즈)도 홈런 페이스만큼은 느려졌다. 6월에 타율 3할9푼5리(81타수 32안타), 11홈런 24타점을 올렸던 나바로는 7월 들어 타율 2할5푼(40타수 10안타), 1홈런으로 부진한 타격을 보이고 있다.
호르헤 칸투(두산 베어스)는 정확한 타격으로 버티고 있지만, 홈런이 자주 나오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칸투는 7월 10경기에서 타율 3할7푼(27타수 10안타)으로 좋았지만 홈런은 하나가 전부였다. 이전 63경기에서 17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긴 것과는 달랐다. 대신 올스타전에서는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가장 심각한 것은 루이스 히메네스(롯데 자이언츠)다. 6월부터 장타 생산이 크게 감소한 히메네스는 7월 12경기에서 1홈런에 머물렀다. 6월에도 16경기에 나섰으나 홈런은 2개뿐이었다. 4월부터 늘 월간 타율 3할 이상을 유지했던 히메네스는 타율 면에서도 7월에는 1할9푼2리(26타수 5안타)로 낮다. 부진한 히메네스를 보며 팀도 고민에 빠져 있다.
나머지 타자들은 비교적 홈런 페이스에 민감하지 않다. 브렛 필(KIA 타이거즈)과 비니 로티노(넥센 히어로즈)는 복귀 준비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이고, 다재다능한 펠릭스 피에(한화 이글스)는 전형적인 홈런타자 유형과는 거리가 멀다. 루크 스캇을 퇴출한 SK 와이번스는 현재 외국인 타자가 없다.
LG의 새 외국인 타자인 브래드 스나이더는 아직 적응기지만, 장타력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스나이더는 올해 트리플A 61경기에서 18홈런으로 장타력을 뽐냈다. 스나이더의 홈런포가 동반된다면 중위권 팀들을 무섭게 추격 중인 LG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