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어깨 통증에서 돌아온 윤석민(28, 볼티모어)이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완벽한 상태는 아니지만 멈춰있던 발걸음을 다시 앞으로 옮겼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등판이었다.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팀인 노포크 소속의 윤석민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 버지니아주 노포크의 하버 파크에서 열린 ‘2014 마이너리그’ 로체스터 레드윙스(미네소타 트윈스 산하)와의 경기에 시즌 16번째 선발 등판해 3⅓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승패와는 무관한 경기였지만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등판이었다.
6월 22일 인디애나폴리스전에서 어깨의 통증을 느낀 뒤 회복에 주력해 왔던 윤석민이었다. 물론 큰 부상은 아니었다. 그러나 선발 로테이션을 걸렀고 구단에서는 정밀진단까지 지시하는 등 신중한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때문에 복귀 첫 등판이었던 이날 경기 내용에 적잖은 관심이 몰린 것도 사실이었다. 만약 통증이 재발하기라도 한다면 올 시즌 후반기 구상이 완전히 꼬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려했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고 윤석민은 무난하게 복귀전을 마무리했다. 42개의 공을 던지면서 별다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꽤 오랜 기간을 쉬어 실전 감각과 직구 구속에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이기는 했지만 주자들을 내보내고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노련함을 보여주며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어찌됐건 10경기째 이어졌던 피홈런과의 악연도 끊어냈다.
직구 구속은 80마일 후반대였고 커브·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로체스터 타선을 상대했다. 직구 구속이 그다지 빠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윤석민이 장타와 연타를 피해간 것은 제구의 힘이었다. 높게 들어가는 공이 거의 없었고 특히 타이밍을 뺏는 커브의 제구는 매우 뛰어났다. 현지 해설진이 카운트를 잡는 윤석민의 커브에 연신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이유였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의 각도 복귀전치고는 기대 이상이었다.
당분간 노포크의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것으로 보이는 윤석민은 순차적으로 투구수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1~2번의 등판에서 문제가 없다면 다시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민은 올해 메이저리그 콜업에 욕심을 내기 보다는 1년의 기간 동안 확실히 준비를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구위 회복은 물론 투구폼 교정 등의 과제를 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몸 상태가 좋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20일 등판은 희망적인 면을 적잖이 남기는 한 판이었다. 윤석민이 다시 꿈을 향해 발걸음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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