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한 경기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다 득점 기록보다 돋보였던 건 상대의 득점을 틀어 막은 무실점 기록이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지난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상주 상무와 홈경기서 6-0으로 승리를 거뒀다. 최근 5경기 연속 무패(3승 2패)를 기록한 전북은 9승 4무 3패(승점 31)를 기록, 지난 라운드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다.
전북은 활짝 웃었다. 전북의 6-0 승리는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 및 최다골 차 승리였다. 최강희 감독도 만족감을 표할 정도였다. 이유는 승리가 아닌 선수들의 집중력이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이틀 동안 정말 많이 집중을 했다. 선수들이 다른 경기와 다르게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줘다"며 대승의 이유를 집중력에서 꼽았다.

선수들의 남다른 집중력은 최은성 때문이었다. 이날 최은성은 18년 동안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치고 현역에서 은퇴, 골키퍼 코치로 역할을 완전 바꾸게 됐다. 은퇴경기를 위해 선발로 출전한 최은성은 45분을 소화한 후 하프타임에 권순태와 교체됐다. 최은성의 마지막 경기 기록은 45분 무실점이었다.
최은성의 무실점은 혼자만의 기록이라고 할 수 없었다. 최은성이 마지막 경기서 최고의 경기 증표라 할 수 있는 무실점을 기록하도록 전북 선수들은 평소보다 더 많이 뛰었다. 전북의 활동량에 막힌 상주는 전반 내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다가 전반 막판에서야 두 차례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최 감독은 "최은성에게는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았다. 마음 편히 경기를 하라고 했다. 오히려 다른 선수들, 특히 수비수들에게 집중해서 실점을 하지 않도록 요구했다. 끝까지 집중을 해서 실점을 하지 않고, 선배에 대한 예의를 끝까지 지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1골 2도움으로 활약한 공격수 이동국 또한 득점보다 무실점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했다. 득점 세리머니까지 먼저 준비했던 이동국이지만 "실점을 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무엇보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 한 것에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분명 전북의 승리를 이끈 것은 반드시 골을 넣겠다는 집념으로 뭉쳤던 공격진의 활약이었다.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서 가장 많은 6골은 가벼운 기록이 아니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북의 6골이 아니었다. 오히려 주목을 받은 것은 최은성의 마지막 경기를 지켜주겠다는 전북 선수들의 마음이 담긴 무실점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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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